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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매채 카즈인폼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개최된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공식 만찬에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평화협정이 거의 완료되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에서 우리는 마법을 부렸고, 거의 성공했다. 우리는 그곳에서 진정한 기적을 만들어냈고,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거의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4일 백악관에서 열린 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갈등이 가까운 미래에 성공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 한 뒤 며칠 만에 재차 나온 발언이다.
앞서 아르메니아는 2023년 아제르바이잔과의 분쟁에서 패하며 영토 중 일부를 빼앗겼다. 두 나라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맡아왔던 러시아가 아제르바이잔 손을 들어 주면서 분쟁지역인 나고르노 카라바흐를 내준 것이다.
이에 아르메니아는 구소련국가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탈퇴 등 탈러시아·친서방 행보를 보이며 강력한 정치 갈등을 예고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지아로 공급되는 아제르바이잔의 가스 이권을 아르메니아와 공유하자는 카자흐스탄의 중재안을 채택하면서 다시 친러 행보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국가 간 국경확정, 평화협정 체결 준비 등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공식 연설을 통해 조만간 평화협정이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틱센트럴아시아 등 여러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평화협정에 관심을 두는 이유로 중앙아시아와 유렵을 연결하는 일명 "잔게주르 회랑"을 꼽았다.
잔게주르 회랑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아르메니아 영토를 통화한 후 튀르키예(터키)와 이란으로 연결되는 철로로, 카스피해 운송능력까지 감안한다면 사실상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있는 핵심 철도노선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과거 구소련시절 실제로 운영되어 경제성에 대한 입증은 이미 완료되었으나 구소련연방 해체 직후부터 이어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무력 충돌로 오늘 날까지 중단돼 왔다.
이에 아르메니아는 노선 복귀를 원했지만 그동안 러시아에 대한 신뢰가 없어 아제르바이잔과의 협상 타결을 미뤄왔다. 그러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이 아르메니아에게 나르치반 자치 공화국 등 잔게주르 회랑의 핵심지역을 100년 임대할 것을 제안했고,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양국 간의 협상이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는 지난 15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잔게주르 회랑 100년 임대 계약을 맺고 핵심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철도 노선의 통제권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잔게주르 회랑에 대한 100년 임대 문제가 이슈화되자 나젤리 바그다사리얀 아르메니아 총리는 자국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제3국에 이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튀르키예 정부 역시 미국의 의도에 대해 모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