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 대규모 투자, 제조업 부활 협력, 관세율 인하 큰 도움 안돼"
"미, 막대한 무역적자 불용...일방적 해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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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행을 지낸 스티븐 본 전 USTR 법무실장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한국이 미국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국이고, 조선업 등 미국의 제조업 부활에 협력할 것이라고 한국 정부가 제안하는 것이 관세 인하 협상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 본 전 USTR 법무실장 "한국 미 대규모 투자, 미 제조업 부활 협력, 관세율 인하 큰 도움 안 돼"
"미,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 용납하지 않아...일방적 해결 가능성"
본 전 실장은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교역에서 660억달러 흑자를 냈다"며 그 흑자로 미국에 재투자하는 것은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이 '양보'하는 아니기 때문에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무역흑자가 있는 국가들은 더 균형 잡힌 무역 체계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시스템 전체가 붕괴할 때까지 이런 흑자를 붙잡고 있으려고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이 오랫동안 자유무역을 시도했지만, 적자가 늘고 일자리와 제조업을 잃어 지금은 보호무역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고, 미국 유권자들이 지난해 11·3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한 것이 자유무역를 거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 전 실장은 한국과 같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보는 나라들이 미국의 변화를 이해하고, 과거처럼 미국만 적자를 보는 교역 관계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이 현재 수준의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계속 내는 걸 용납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며 "무역수지 적자가 현행 다자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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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관계자 "미, 일본산 자동차 관세 25%→12.5%로 인하 합의"
본 전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현행 50%인 자동차 관세와 25%인 자동차 관세를 인하할 가능성이 작다고 내다봤다.
일본제철이 6월 중순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고, 미국 3대 자동차업체 중 하나였던 크라이슬러가 유럽 주도의 스텔란티스 산하가 돼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뿐일 정도로 철강·자동차 산업이 취약해졌고,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위스콘신·미시간 등 경합주에서 승리한 것이 철강·자동차 시장을 더 이상 외국 기업에 내주지 말라는 의미라고 그는 해석했다.
그는 미국 법률회사 킹앤스폴딩에서 국제통상팀 파트너를 맡아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 등을 대변하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 관계자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 일본산 상품에 대한 미국의 15% 상호관세 부과 △ 일본의 대(對) 미국 투자 5500억달러(759조원) 및 수익 90%의 미국 귀속 △ 미국산 쌀·자동차에 대한 일본 시장 개방 등 미·일 무역 합의 내용을 밝힌 데 대해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현행 25%에서 절반인 12.5%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본 전 실장은 현재 미국의 물가가 낮고 경제가 탄탄해 무역 협상에서 시간은 트럼프 행정부의 편이라면서 다른 나라가 시간을 끌수록 "거래의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언급은 그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USTR 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 현 USTR 대표와 가깝다는 것을 감안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통상 변호사 출신으로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와 같은 법률회사에서 14년을 일했으며, 라이트하이저 당시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협상할 때 법무실장을 맡았고, USTR 재직 당시, 그리고 이후 킹앤스폴딩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함께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