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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멈추지 않는다…김진규·콤파뇨 연속골, 강원 2-0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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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7. 24. 08:14

K리그 무패 19경기, 공식전 22경기… 전북, 또 하나의 구단 역사 써내려가
홈 12경기 만에 관중 20만 돌파… 전북의 여름은 기록으로 타오른다
온열환자 예방에 효과적인 물대포
전북 팬석을 향해 분사되는 물대포, 폭염 속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냉각 시스템이 가동되며 응원 열기에 더욱 불을 지핀다. 안전과 열정이 공존한 전주성의 뜨거운 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전북 현대의 질주는 한여름에도 거침이 없었다.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북은 강원FC를 2-0으로 완파하며 또 하나의 기록을 써냈다. 이로써 전북은 리그 19경기 연속 무패(14승 5무), 공식전 기준으로는 무려 22경기 무패(17승 5무)를 이어가며 독보적인 리그 선두를 질주하게 됐다. 이날 승리로 승점 51을 찍은 전북은 2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39)과의 격차를 12점으로 벌렸고, 가장 먼저 승점 50 고지를 넘긴 팀이 됐다. 반면, 강원은 좋은 기세를 잇지 못하고 4경기 무패 흐름을 마감하며 9위(8승 5무 10패·승점 29)로 한 계단 하락했다.

전북은 이날 경기에서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전방에는 콤파뇨를 중심으로 송민규와 전진우가 양 측면에 배치됐고, 중원은 박진섭, 김진규, 강상윤이 삼각형으로 구축했다. 수비라인은 김태환, 김영빈, 홍정호, 김태현이 구성했고,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경고 누적으로 빠진 티아고를 대신해 박재용이 벤치에 이름을 올렸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감보아는 출전 명단에 포함되며 데뷔를 기다렸다.

강원은 4-4-2 전형으로 맞섰다. 이상헌과 가브리엘이 투톱을 이루고, 중원에는 김대원, 김대우, 김동현, 모재현이 자리했다. 수비진은 송준석, 신민하, 강투지, 윤일록이 나섰고, 박청효가 골문을 지켰다. 그러나 강원은 경기 직전 예정됐던 선발 서민우가 오한 증세로 빠지면서 출전 명단에 급변동이 생겼고, 이는 전반부터 경기 흐름을 흔들어 놓는 변수로 작용했다.

전북은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몰아쳤다. 킥오프 후 40초 만에 콤파뇨의 패스가 수비 맞고 굴절되며 전진우 앞으로 향했고, 전진우는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옆 그물을 맞히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후에도 전북은 연달아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13분, 김진규의 프리킥 상황에서 전진우가 강원의 신민하에게 밀리며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VAR 온필드 리뷰 결과 전진우가 오프사이드 위치였던 것으로 판정되며 PK는 취소됐다. 4분 가까운 VAR 소통 끝에 결정된 이 장면은 경기 초반 전북의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강원의 불안정한 수비 집중력을 드러냈다.

전북은 계속해서 강원의 문전을 두드렸다. 전반 20분에는 김태환의 패스에 이은 크로스, 김진규의 슈팅이 이어졌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재차 시도한 슈팅은 핸드볼 판정을 받으며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전진우는 수시로 왼쪽과 중앙을 넘나들며 강원 수비를 흔들었고, 그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려 쓰러지기도 했지만 교체 없이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결국 전북은 전반 38분 균형을 깨뜨렸다. 박스 앞 아크 정면에서 강상윤의 패스를 받은 김진규는 공간이 열리자마자 왼발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공은 정확히 골문 왼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강원의 수비가 일순간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은 김진규의 올 시즌 리그 3호 골이었다. 강상윤은 이날 경기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중원에서 수비와 공격을 오가며 경기의 리듬을 만들어낸 핵심이었다.

김진규
김진규 선수,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제골 장면과 팀의 무패 행진에 대한 소감을 전하고 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기세를 올린 전북은 4분 뒤 다시 한번 강원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송민규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전진우에게 향했고, 전진우가 쇄도하는 과정에서 송준석과 충돌하며 쓰러졌다. 이번에는 페널티킥이 곧바로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콤파뇨가 침착하게 골문 정중앙을 향해 찔러 넣었다. 콤파뇨의 시즌 9호 골이자 전북의 두 번째 득점이었다.

강원에게는 설상가상의 악재가 곧이어 찾아왔다. 전반 추가시간, 전북의 전진우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으려 하자 강원의 김대우가 전진우의 유니폼을 잡아채며 파울을 범했다. 주심은 처음엔 옐로카드를 꺼냈으나, VAR 온필드 리뷰 후 다이렉트 레드카드로 판정을 정정했다. 김대우는 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로 경기장을 떠났고, 강원은 남은 45분을 열 명으로 싸워야 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도 전북은 박진섭의 헤더, 송민규의 발리 슈팅 등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반을 2-0으로 마친 전북은 경기 운영 측면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내용을 보여줬다. 전진우는 득점 없이도 PK와 퇴장을 모두 유도하며 경기 흐름을 바꾼 결정적 인물이었다.

후반 들어 강원은 가브리엘, 이상헌, 신민하를 빼고 김건희, 김강국, 박호영을 투입하며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전북은 수적 우위 속에 점유율을 높이며 공세를 지속했다. 후반 8분 김진규의 프리킥, 콤파뇨의 헤더 슈팅은 모두 골키퍼 박청효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김태현의 중거리 슛, 전진우의 돌파, 송민규의 아웃프런트 크로스 등 위협적인 장면이 이어졌지만 추가골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포옛 감독은 후반 20분 감보아와 권창훈을 투입했다. 감보아는 이날 데뷔전을 치르며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됐고, 박진섭은 센터백으로 내려가며 홍정호의 자리를 대체했다. 권창훈은 유연한 전술 소화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이승우, 이영재, 진태호를 차례로 교체 투입했다.

후반 22분 송민규의 크로스에 이은 권창훈의 백헤더, 콤파뇨의 헤더 슈팅은 또 한 번 박청효의 손끝에 걸렸고, 이후 감보아의 강력한 중거리 슛은 골대를 넘어갔다. 후반 43분에는 전진우가 박수를 받으며 진태호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포옛감독
전북 현대의 포옛 감독, 기자회견에서 "프로다운 경기력"을 언급하며 선수단의 집중력에 박수를 보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정경호 감독
정경호 강원 FC 감독,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팀의 경기력을 평가하고 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경기 후 포옛 감독은 "프로다운 승리였다. 경기 초반 우리가 준비한 전술이 잘 먹혔고, 전반은 완벽했다. 후반은 지루할 수 있었지만 3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경기 일정을 감안하면 선수들이 경기 템포를 스스로 조절한 것 같다"며 만족을 표했다. 경기 중 송범근에게 거세게 지시한 장면에 대해서는 "상대 수비가 경고가 있는 상황에서 콤파뇨에게 빠르게 연결하라고 주문했는데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다소 구식일 수 있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내 성격 때문"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강상윤에 대해서는 "전북에서 가장 체력이 좋은 선수다. 감보아와 함께 중원을 장악했고, 그는 분명 유럽에서도 통할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경호 강원 감독은 "전반 초반 집중력이 떨어졌고, 실점과 퇴장이 겹치며 경기 플랜이 무너졌다"며 "그래도 10명으로 싸운 후반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건 다음 울산전을 준비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민우의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로 계획했던 부분들이 구현되지 못한 것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전북과의 최근 전적에 대해서는 "전북은 어떤 팀을 만나도 밸런스를 유지하는 팀이다. 후반에 보인 조직력은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1만3,795명의 관중이 운집했고, 이로써 전북은 홈 12경기 만에 누적 관중 20만8,600명을 돌파하며 구단 역사상 최단기간 20만 관중 달성이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전북은 26일 광주FC와의 원정 경기에서 리그 20경기 무패에 도전한다. 이미 2016년 33경기, 201415년 22경기, 201112년 23경기의 무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북은 이제 또 하나의 전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형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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