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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건강에 자신감까지”…서울역 쪽방촌 ‘무료 치과 진료’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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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람 기자 | 전재민 인턴 기자

승인 : 2025. 07. 24. 12:24

'우리동네구강관리플러스센터' 개소 1주년 성과보고회
1년간 쪽방 주민 833명 치과 진료 무료 제공
일반 치주질환부터 틀니·보철치료까지
오세훈 서울역쪽방촌 구강관리센터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쪽방상담소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에서 열린 1주년 성과공유회에 참석한 가운데 구강관리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정재훈 기자
아시아투데이 박아람 기자·전재민 인턴 기자 = 서울역 쪽방촌 '우리동네 구강관리 플러스센터'가 개소 1년 만에 주민들의 삶을 바꾸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무료 치과 진료소인 '우리동네 구강관리 플러스센터'는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153회, 모두 1948건의 진료를 제공했다. 진료를 받은 주민은 833명에 달한다.

진료 내용은 △틀니 81건 △고정성 보철 38건 △치주치료 141건 △신경치료 75건 △충전치료 259건 △예방 처지 55건 △기본진료 852건 등이다.

시는 지난해 7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과 협약을 통해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쪽방촌에 플러스센터를 개소했다. 앞서 2022년 12월에는 전국 최초로 우리금융미래재단·행동하는의사회와 함께 종로구 돈의동에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를 열었다. 이는 쪽방 주민과 식사하던 오세훈 시장이 "치아가 좋지 않아 고기를 먹지 못한다"는 주민 사연을 듣고 추진한 사업이다.

서울역쪽방촌 구강관리센터3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쪽방상담소 우리동네구강관리플러스센터에서 1주년 성과공유회에서 치위생사가 구강관리센터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이날 오전 플러스센터에서는 1주년 성과공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오 시장을 비롯해 장광익 우리금융미래재단 사무국장, 박영석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지난 1년간의 운영 상황을 확인하고, 진료를 받은 주민들의 소감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사업 실패 후 10년간 떠도는 생활을 했다는 쪽방주민 A씨는 "서울역 쪽방상담소 AA(단주)교육 수료 후 술과 담배를 모두 끊었다"며 "플러스센터에서 치과 치료를 받고 틀니를 착용하게 된 이후에는 남산 등산도 다니며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경험들은 제게 자립심과 인내심, 자기관리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2000년도께 사업 실패로 큰 좌절을 겪었고, 큰 스트레스 때문인지 치아가 하나씩 빠지기 시작해 결국 모두 잃었다"며 "음식을 먹을 때마다 침이 흐르고 음식물이 흘러내려 사람들을 피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플러스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틀니를 착용한 뒤로는 음식을 잘 씹고 먹을 수 있게 됐다"며 "몸 건강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회복해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한동헌 플러스센터장은 "쪽방주민들은 치아가 없는 분들이 많기에 씹을 수 있는 보철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보철치료는 고비용이라 경제적 부담이 많이 되는 치료인데, 치료비를 후원하는 우리금융재단과 전문 인력을 확보해주는 서울대 치의과대학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보철치료 후 관리도 매우 중요한데, 가까이에 있으면서 주민 스스로 구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센터가 매우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던 주민들이 음식을 씹는 행복과 활짝 웃는 기쁨, 그리고 삶의 자신감까지 되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사업을 시작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첫돌을 지난 센터가 더 많은 이웃에게 건강과 희망을 전하는 든든한 안식처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아람 기자
전재민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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