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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생큐’ 할까… 정부·재계 ‘원팀’으로 관세협상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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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07. 24. 18:03

삼성·SK·현대차·LG 등과 협의
1000억달러 對美투자 카드 준비
"정부지원 더해지면 금액 더 늘듯"
우리 정부가 한국경제 명운을 쥔 미국과의 관세 담판에 1000억 달러(한화 약 137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투자 카드를 들고 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이 5500억 달러에 달하는 선물 보따리로 성공리에 무역 합의를 마치면서 우리 정부는 상황이 급박해졌다. 예정된 2+2 협상 일정이 취소된 가운데 올 초부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해 온 국내 기업들은 정부와 합심해 관세 인하를 위한 추가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통상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당초 25일 예정된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에서 이 같은 금액을 담은 한국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 측에 전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회의가 연기됐다.

앞서 한국과 수출 구조가 유사한 일본은 22일(현지시간) '재팬 인베스트먼트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의 투자 계획을 약속하며 미국과 관세 협상에 합의했다. 미국 내 반도체, 철강, 조선, 항공, 자동차 등 경제안보 분야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단 내용이다. 이를 통해 일본은 25%였던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각각 15%와 12.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한국 정부는 관세 협상에 앞서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과 협의해 현지 투자 금액을 취합했다. 이날까지 기업들로부터 약속받은 투자 금액은 약 1000억 달러로 전해진다. 일본 대비 투자 규모가 작지만, 일본 경제 규모가 한국의 2배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 금액 역시 적지 않다는 게 재계 평가다. 또 협상 시점이 미뤄진 데다, 정부 지원까지 더해질 경우 투자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관세 인상에 대비해 대규모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큐!' 발언이 나왔던 현대차 투자가 대표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미국 조지아주의 차량 생산역량 증설과 루이지애나주의 전기로 제철소 구축 등 총 210억 달러(약 3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중 글로벌 CEO가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을 가장 먼저 거명하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과 R&D(연구개발) 시설 신설을 위해 370억 달러(약 50조6000억원) 규모 투자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세우는 데 38억70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를 쏟아붓는다. 이미 조지아주, 켄터키주 등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인 SK온은 추가로 테네시주 공장을 짓고 있다. LG전자도 테네시 신규창고 및 공장을 확장하고 웨스트버지니아 혁신센터 등에 투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약 55억 달러(약 7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애리조나주에 대규모 배터리 단지를 조성 중이다. 이 밖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한화그룹 방산·조선 계열사는 현지 조선소 투자로 미국 조선업 재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의 논의 여부 및 정부 입장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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