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인명구조 소식에 주민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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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자연재해 속에서 시민들과 행정기관의 발 빠른 대응으로 용기 있는 구조활동을 펼쳐, 단 한 건의 인명 피해도 나오지 않은 배경이기도 했다.
6일 아산시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곡교1리에서 육계 유통업을 운영하는 윤기호 대표와 심용근 염치읍장, 최욱진 산업팀장과 박현우 주무관, 새마을지도자 홍성표 씨 등이다.
심 읍장 일행은 지난달 17일 오전 8시가 채 안 된 시간, 전날 밤부터 쏟아진 폭우로 침수 피해를 살피러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때 곡교지하차도에 교통 통제가 이뤄지기 전 진입한 승용차 한 대가 차오르는 물속에 갇혀 절반 이상 물에 잠겨 있었고, 운전자는 가까스로 창문으로 빠져나와 보닛 위에 올라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이에 최 팀장이 물속으로 들어갔지만 거세지는 물살에 놀라 바로 몸을 피할 수 밖에 없었고, 구조 기구를 찾던 심 읍장 일행에게 마침 인근 편의점 업주가 전선을 제공, 이를 구조 로프로 활용해 차량 운전자를 무사히 끌어낼 수 있었다.
심 읍장은 "공직 생활 중 처음 겪는 상황이라 정신이 없었는데, 동료들과 주민이 힘을 모아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며 "다시 겪고 싶지 않지만, 보람 있는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 경, 염치교차로 일대 현장을 살피던 심 읍장과 새마을지도자 홍성표 씨는 또다시 위급한 장면을 마주한다. 불어난 물 속에서 강아지를 끌어안은 채 갇혀 있는 유튜버 조성근 씨를 발견했다.
당시 조 씨는 컨테이너 건물 옆에 묶여 불어난 흙탕물 위로 고개만 내밀고 있는 백구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물 밖을 나오려는 때는 이미 목까지 차올랐고, 조 씨와 강아지는 컨테이너에 의지해 겨우 버티고 있는 긴박한 상태였다.
홍 씨는 현장에 걸려있던 현수막을 해체해 구조 로프를 만들어 던졌고, 구조 중 강아지를 놓칠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조 씨와 강아지를 모두 무사히 구조했다.
조 씨는 며칠 뒤 읍사무소를 직접 찾아와 감사 인사와 사례금을 전하려 했지만, 심 읍장과 홍 회장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홍 씨는 "구조 중 컨테이너가 떠내려가 아찔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사람과 강아지 모두 큰일 났을 것"이라며 "평소에도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그때의 긴박함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날 오후 3시 무렵에는 곡교1리에서 육계 유통업을 운영하는 윤기호 대표가 물에 빠진 80대 김모 씨를 구조했다. 이날 공장 신축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마을을 지나던 윤 대표는, 물이 찬 구간을 건너다 갑자기 중심을 잃고 빠진 김 씨를 목격한다.
오전까지 물에 잠겨 있던 마을은 물이 다소 빠지긴 했어도 아직 곳곳엔 고인 물이 남아 있던 상태였다. 김 씨는 중간에 급격히 깊어지는 구간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허우적대고 있었다.
윤 대표는 주저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어 발이 닿는 구간까지 다가간 후, 힘껏 김 씨를 밀어내 구출에 성공한다. 김 씨는 다행히 큰 외상 없이 진정 후 귀가했다.
윤 대표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인데 누가 됐든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고, 딱히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다. 다시 그런 상황을 만나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오세현 시장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물에 잠기는 재난 속에서도, 누군가는 물속으로 뛰어들어 손을 내밀었기에 이번 집중호우에도 인명피해가 없었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생각한 행동이 모여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