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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한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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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5. 08. 07. 10:55

질문에 답하는 김원섭 KPGA 회장<YONHAP NO-1958>
김원섭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2024년 2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가 깊은 여름잠에 빠져있다. 마침 역대급 혹서기에 선수들은 어떤 의미에서 힘든 시기를 쉬면서 넘어가고 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즐거울 수 없다.

KPGA가 7~8월에 걸쳐 장기간 휴식기에 들어간 것은 스폰서를 유치하지 못해 대회가 축소된 탓이다. 올해 KPGA는 20개 대회에 총상금 259억원 규모로 치러지고 있다. 전년 대비 2개 대회가 사라졌고 총상금도 17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30개 대회에서 총상금 규모 약 325억원을 유치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대비된다. KPGA와 KLPGA의 차이는 어느새 10개 대회에 액수도 약 70억원이나 차이가 벌어졌다. 경제 한파 속에서도 KLPGA는 순항하고 있고 선수들은 여름철에도 구슬땀을 쏟아가며 열심히 뛰고 있다.

가뜩이나 인기가 떨어져 고전하고 있는 KPGA는 내부적으로도 곪아 들어가고 있다. 주요 임원의 도를 넘은 직장 내 괴롭힘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돼 홍역을 앓았다. 성남 분당경찰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등으로부터 법적 제재를 받는 등 우여곡절 끝에 임원은 해임됐지만 협회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다.

임원 해임이 무려 8개월이나 시간을 끌면서 여러 잡음들도 새어나왔다. 그중에는 김원섭 KPGA 회장과 관련된 내용도 적지 않다. 언론인 출신인 김 회장은 25년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를 자처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남자 골프를 부활시키겠다고 출마해 회장에 당선된 인물이다.

정재호 명함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김 회장 체제 하의 KPGA는 부활은커녕 모든 면에서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타는 떠나가고 남자 대회에 대한 관심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경기를 뛰고 싶은 선수들은 뛸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는 결국 후원사 유치의 발목을 잡고 나아가 협회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 수장에 오르며 10년 이상 장기 비전을 가지고 KPGA를 되살리겠다고 한 김 회장의 약속이 공염불처럼 들리는 까닭이다.

힘을 한 데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조직은 노사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KPGA가 다시 서기 위해서는 이제는 회장이 직접 나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급선무다.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조직의 아픔을 보듬고 다시 힘을 합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첫 걸음은 포용이다. 리더십 연구가 도리스 컨스 굿윈은 저서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에서 아브라함 링컨 등 역대 가장 존경 받는 미국 대통령 4인의 리더십을 분석하며 혼란을 헤쳐나간 리더들의 공통점으로 '포용의 리더십'을 첫 손에 꼽았다. 어려운 시기에 사분오열된 조직을 하나로 뭉칠 치유와 포용의 리더십이 김 회장에게서 발휘돼야 할 때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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