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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주인공…VR공연 미래 그리는 식스도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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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기자

승인 : 2025. 08. 08. 08:00

단순 관람서 개입·참여로 예술 혁신
타인 입장 공감·이해…갈등 풀어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문화 격차를 줄이고 새로운 일자리 및 수요를 만들어 예술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지원 기관이 있다. 2023년 개관 이후 1년 만에 5만7000여명의 예술인(단체)·예술기업이 이용하며 융합예술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아트코리아랩이다. 매년 20여개 스타트업과 30여개 기업의 창·제작과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입주기업 투자유치액이 130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이곳에서 아트테크 스타트업들이 예술의 일상화를 꿈꾸며 미래를 실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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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억 식스도파민 대표가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VR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사진=김민주 기자
"레거시 미디어의 일방향 스토리텔링은 한계가 있습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관객들이 직접 개입해 이야기를 완성하는 인터랙티브 VR(가상현실) 공연의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박억 식스도파민 대표는 최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관객들은 더 이상 수동적인 미디어 소비에 만족하지 않는다. 유튜브 영상 속도를 조절하거나 앞·뒤로 넘기면서 능동적으로 콘텐츠에 개입하길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과를 졸업해 레거시 미디어를 연출하던 박 대표는 전통적인 영화나 연극이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일방적으로 전달되던 방식에 한계를 느꼈다. 그는 "연극·시·음악·무용·영화 등 예술 분야에서 많은 창작자가 자신의 의도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쳤다"며 "식스도파민의 작품은 관객이 보고 싶은 것을 구현해 이야기를 완성한다"고 말했다.

식스도파민의 대표작은 VR과 AI를 결합한 '너' 스텔지아'와 한국 전통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심청 in 성수'다. '너' 스텔지아'는 관객과 AI가 5~10분 대화를 나누며 추억을 재구성해 개인화된 VR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심청 in 성수'는 '심청전'을 기반으로 한 VR 뮤지컬로, 관객이 고양이로 변신해 심청을 도와 아버지 심 봉사를 만나게 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과정에서 인터랙티브 VR 공연이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데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관객들이 역할이나 미션을 받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아트코리아랩에 입주한 식스도파민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최근 하이네켄 코리아와 협업 과정에서는 전문가 연결을 지원받았다. 박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 경험이 없었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며 "아트코리아랩에 팝업 기획안을 만드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더니 팝업 관련 컨설팅 전문가를 찾아줬다"고 언급했다. 재무·노무 상담과 전문가 강연도 유익했다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세무나 노무 이슈가 있을 때 7층 비즈센터를 방문해 무료로 컨설팅을 받았고, 홍보·마케팅·법률 등 모든 분야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며 "6층 아고라에서는 투자 심사위원이나 스타트업 전문가들의 강연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트코리아랩의 시연장 대관과 데모데이를 통해 공연과 기업을 홍보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 박 대표는 "자금적인 부분뿐 아니라 예술가를 발굴 및 인큐베이팅 하고, 공간까지 지원해 주는 올인원 기관"이라며 아트코리아랩을 높이 평가했다. 아트코리아랩은 공연 쇼케이스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시연장을 자유롭게 대관해 주고, 투자자들에게 아트테크 기업의 존재를 알리는 데모데이를 개최하고 있다.

박 대표는 VR 공연 시장을 개척해 콘텐츠 제작과 전용 공연장, 유통·배급망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단계적 목표를 설정했다. 그는 "3년 안에 식스도파민을 VR 공연계의 월트디즈니로 만들고, 5년 뒤에는 VR 공연계의 CGV가 되고 싶다"며 "7년 뒤에는 넷플릭스가 돼 VR 콘텐츠의 유통과 배급을 다 같이 하는 제작사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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