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반도체 100% 관세”…끝나지 않은 쇼크 기민대응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07010003742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5. 08. 08. 00:01

/연합
한미 간 상호 관세가 7일 발효됐지만, 세부 사항(디테일)을 둘러싼 이견으로 인한 관세 쇼크는 끝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에 약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TSMC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관세폭탄을 비켜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반도체가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 상품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만약에 15%로 (미국의 반도체) 최혜국 세율이 정해진다고 하면 우리도 15%를 받는 것으로, 앞으로 100%가 되건 200%가 되건 상관없다"고 원론적 주장을 했다. 설령 여 본부장의 말대로 우리 기업에도 유럽연합(EU) 기업들처럼 15%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반도체는 대미 주력상품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 달러로 자동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다 조립·가공 등을 통해 대만 등 다른 국가를 거쳐 미국에 수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타격이 클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날 삼성전자가 애플의 차세대 칩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테슬라로부터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 계약을 수주한 데 이은 쾌거로 미국의 반도체 관세 압박 속 단비 같은 소식이다. 트럼프도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은 100% 관세율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반도체에 앞서 이미 쌀 시장 개방과 대미 투자 펀드 수익 등에서도 양국은 해석상 이견을 보여 왔다. 쌀시장 개방과 관련해 "미국산 제품에 대한 역사적인 개방이 될 것"과 "논의한 바 없다"는 식으로 대립하고 있다. 펀드 수익배분을 놓고도 "수익의 90%는 미국 몫"과 "펀드 자체 구조가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는 상반된 입장이다.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권에 서서히 들면서 한국의 6월 수출실적에서 승용차(-0.3%)와 철강제품(-2.8%)은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그나마 반도체(11.1%)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의약품 품목관세도 아직 남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관세협상의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이와 함께 새롭게 불거져 나오는 압박을 지혜롭게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여기에다 한미동맹 현대화와 방위비 분담 등 안보 청구서에도 만만찮은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 치밀한 전략을 세워 무거운 발걸음이 정상회담 후 가벼워져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