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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건설, “안전 강화” 넉달 만에 사망사고…공공시장 복귀에도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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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8. 10. 16:32

8일 경기 의정부시 소재 현장서 추락사고 발생
4월부터 '위험공종 안전 실명제' 도입했지만…넉 달만 사고
지난달 LH 민참사업 우협…공공시장 4년 만에 재진입
일감 확보·실적 반등 급한데…사업 차질 우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 사진은 기사와 무관./연합뉴스
건설현장에서 잇따라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가 공공입찰 제한·면허 정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가운데 DL건설 현장에서도 인명 사고가 터졌다. 지난 4월 건설현장 사고 예방 캠페인을 시행하고, 지난달에는 4년 만에 공공시장 복귀 소식을 전하며 수주 실적 반등에 나선 시점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타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로 인해 향후 매출 및 수주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3시께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소재 DL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 A씨가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추락 방지용 그물망을 철거하던 중 일어난 사고로 알려졌다.

최근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잇단 사고 발생으로 인해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등 업계 전반에 안전 사고 경각심이 커진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다. 이 대통령도 DL건설 현장 사고 발생 이후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보고·대응 체계를 최고위층까지 직통으로 연결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DL건설은 지난 4월부터 건설현장 사고 예방을 위한 '위험공종 안전 실명제'를 도입하며 안전관리 강화에 힘쓰고 있었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의 추락사고 예방 정책에 발맞춰 △2m 이상 고소작업 △1.5m 이상의 굴착 및 가설공사 △철골 구조물 공사 △2m 이상 외부 도장공사 등 위험 작업 구간에 실명제 표지판을 설치하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불과 4개월 만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고는 DL건설의 공공시장 복귀 시점과 맞물리며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DL건설은 지난달 경기 광명시흥 S2-4·2-6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2020년 이후 4년 만에 공공시장 재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사망사고가 향후 계약 체결 과정이나 다른 공공사업 입찰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포스코이앤씨 사고와 관련해 "사고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공공입찰 제한, 발주 배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도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대한 공공입찰 참가 제한 요건을 현행 '2인 이상'에서 '1인 이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입찰 참가 요건이 실제로 강화될 경우 DL건설은 장기적으로 실적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2693억원으로, 작년 동기(9043억원) 대비 2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규 수주 실적도 1조1245억원에서 2360억원으로 79%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DL건설의 매출과 신규 수주가 모회사 DL이앤씨 전체의 각각 약 29.7%, 34.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감소폭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로 인해 DL건설이 계획한 공공부문 수주 확대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민간 주택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공공부문에서의 성장이 실적 회복의 중요한 축으로 기대됐던 상황에서 이미지 훼손과 제재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입찰 제한 요건이 실제로 강화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건설현장 사망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정부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어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렇다 보니 일부 건설사는 사망 사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주 영역을 축소하는 '고육책'을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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