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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법인 실적회복 기지개… 국민銀 ‘리딩뱅크’ 탈환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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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8. 10. 17:56

KB뱅크, 순익 315억 연간 흑자 눈앞
소매 대출·한인 연계사업 성장 효과
지분 67% 쥔 국민銀, 200억 순익 거둬
흑자 유지땐 신한과 순위 역전 가능성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구 부코핀은행)가 오랜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 실적 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지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3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하며 연간 흑자 달성 목표에 성큼 다가섰다. 대출 자산 성장과 함께 건전성도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그간 KB뱅크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 5년간 누적 순손실이 1조원을 넘어 국민은행 해외 사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경쟁 은행들이 글로벌 부문에서 수천억원대 순익을 거두는 동안, 국민은행은 KB뱅크의 막대한 손실에 발목이 잡혀 홀로 적자를 냈다. 이에 국민은행은 KB뱅크의 흑자 전환이 글로벌 수익성 제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넘어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하기 위해서도 KB뱅크의 부진 탈출이 필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뱅크는 현지 회계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3734억 루피아(한화 약 31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앞서 KB뱅크는 부실채권으로 인한 충당금 적립 여파로 현지 사업보고서 기준 2023년과 2024년 상반기에 각각 약 2460억원, 26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대출 자산 확대와 건전성 개선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말 KB뱅크의 총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43조800억 루피아(약 3조6700억원)였다. 소매 대출과 한인 연계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건전성 지표도 회복세를 보였다. 관리가 필요한 위험대출 비중이 작년 상반기 26.86%에서 올해 24.07%로 낮아졌고, 유동성 위기 대응 여력을 나타내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같은 기간 159.3%에서 240.2%로 상승했다.

KB뱅크의 내실 강화와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차세대 전산시스템(NGBS)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고, 지난 6월 말에는 모회사 KB국민은행과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대출 약정을 체결해 자본력을 보강했다. 5월에는 임기 만료로 퇴임한 이우열 행장의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 정통한 현지인 행장을 선임, 현지 영업력을 강화했다. 올해 안에 현지 점포 8곳을 추가 개설해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이 KB뱅크 지분 66.88%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실적에 따라 약 200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보수적인 회계 기준을 적용하는 국내 사업보고서에서는 KB뱅크 실적이 손실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KB뱅크는 1분기 29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국내 사업보고서에는 약 500억원대 순손실로 기록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충당금 환입이 국내 회계 기준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KB뱅크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회계상으로도 손실 규모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KB뱅크의 회복세는 국민은행 해외 실적 개선에도 직결된다. 그간 KB뱅크를 제외한 국민은행의 다른 해외법인 4곳은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KB뱅크의 대규모 순손실로 인해 해외 부문 전체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순익은 지난해 83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냈다. 올해 1분기에는 286억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해외 순익 1위인 신한은행과는 약 1200억원의 격차가 있었다.

KB뱅크의 흑자 기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국민은행의 리딩뱅크 탈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분기 1017억원에 달했던 신한은행과의 순익 격차는 상반기 기준 792억원으로 좁혀졌다. 해외 부문에서 순익 격차를 줄인다면 역전 가능성도 충분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국 상호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하반기에는 글로벌 사업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경영 성과 개선으로 KB뱅크의 흑자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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