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탄 "출당·제명" 반탄 "악마화 안돼"
보수 표심 영향력 커져…판세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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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8일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 대표 후보,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등 이른바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후보들을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찬탄·반탄(탄핵 반대) 성향 지지자들 사이에 몸싸움까지 벌어졌고, 후보들의 비전 발표는 전씨 논란에 가려졌다. 이에 당 지도부는 전날 밤 긴급 지시를 내려 전씨의 전당대회 행사 출입을 금지했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찬탄 주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출당·제명을 요구했다. 반탄파 후보들이 당선될 경우, 전씨에 의한 당권 농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전한길 등 극단세력은 수렴청정하며 '당권 농단'을 자행할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이재명 민주당이 바라는 '탄핵옹호 정당', '내란 정당'의 길이다. 전한길은 곧 국민의힘 해산의 길"이라고 했다.
조경태 후보도 당에 전씨에 대한 출당 조치를 요구했다. 조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옹호론자들이 합동연설회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면서 "'윤어게인'을 외치는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명백한 선거 방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반탄파 후보들은 전씨의 징계를 반대했다. 김문수 후보는 당 지도부가 전씨의 전대 출입금지 조치를 내린 부분에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이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은 명백히 미흡했다"면서 "균형 잡힌 대응이 없다면 분란과 갈등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전한길 한 사람을 악마화하고 극우 프레임으로 엮으려는 시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공격 대상은 내부가 아니라 밖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탄 진영의 후보자들이 윤 전 대통령과 전씨를 지속 언급하는 이유에는 '당원 표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에 머물면서 '콘크리트 보수' 당원 비중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전씨의 발언이 전대 구도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씨는 지난달 21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갈 것인지"를 당대표 후보들에게 공개 질의하겠다고 선언했고, 일부 후보가 응답하며 사실상 '전대 면접관' 역할을 해왔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전씨를 제명하더라도 당원권 박탈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당원 신분임에도 꾸준한 발언과 행보로 이미 정치인급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다. 당장 김민수·김재원·김태우·손범규·최수진 최고위원 후보는 11일 전씨 등 보수 유튜버들이 주관하는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참여한다. 당원 투표가 80%를 차지하는 본경선에서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당대회 후보들의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현재로선 우경화의 최전선에 있는 전씨가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며 "결국 전씨가 선호하는 후보가 당권을 거머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