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석화업계, 사즉생 각오로 사업재편 임해야”

과잉설비 감축 및 근본적 경쟁력 제고 강조
경쟁력 강화 계획 요구…조선업 재도약 선례 따라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버티면 된다,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라는 안이한 인식으로는 당면한 위기를 절대 극복할 수 없다"며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석유화학업계가 과잉설비 감축과 근본적 경쟁력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지금 석유화학산업이 직면한 과잉공급 문제는 명약관화(明若觀火)이지만,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그동안 이 문제를 직시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참여하는사업재편 협약을 앞두고 이뤄졌다. 연말까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협약이다.

구 부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되었음에도,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고,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이제 구체적인 계획을 업계 스스로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토대로, 구속력 있는 사업재편 및 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연말이 아니라,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구 부총리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심으로 기업과 대주주의 자구노력이 사업재편 계획에 포함될 수 있도록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할 것"이라며 "금융위는 채권금융기관과 함께, 재무상황과 자구노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업계가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 있다고 판단되면,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R&D 지원,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적기에 마련해 지원하겠다"면서도 "사업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조선업'이라는 좋은 선례가 있다"며 "석유화학산업도 다소 고통스럽겠지만,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