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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판매대금 270억 못받은 창녕 영산농협 ‘도산위기’…조합장 등 임원 책임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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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오성환 기자

승인 : 2025. 08. 22. 15:22

무분별한 경매중도매인 선발…자격심사·관리 소홀이 화 불러
영산농협 (1)
마늘 경매중도매인 미수금 약 270억원을 회수하지 못해 도산위기에 처한 창녕 영산농협 전경. /오성환 기자
경남 창녕 영산농협이 270억원에 이르는 마늘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해 도산위기에 놓였다.

앞서 본지는 지난해 6월 23일 '창녕 마늘 경매장 운영 일부농협 미수금·미상환 관리 빨간불'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역농협(영산농협)이 거래 중매인과 거래를 하면서 담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150억원 이상의 미수금 미상환이 발생했지만 임원들이 쉬쉬하며 오히려 이사회에서 상환기일 연장이라는 궁여지책을 쓰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더해 일부 조합원들이 마늘 거래중매인 미수금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지만 조합장 등 임원들은 "미수금 회수에는 아무런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인근 조합장 등의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미수금 문제로 인해 농협은 결국 회생 불가능한 수준으로 몰렸다. 자본금 230여 억원인 영산농협이 마늘 경매중도매인에게 대출된 외상거래 미수금 270여 억원을 회수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은 "영산농협의 부실 경영은 무리하게 마늘경매를 시작하면서 예견된 것"이라 말한다. 경북 청도농협의 경우 마늘경매 사업을 추진하고자 했으나 창녕지역 현지 농협을 방문해 현황을 파악해 본 결과 담보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수 십억원을 대출해주는 구조적인 문제가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사업을 포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산농협 창구
21일 오전 영산농협 본점 예금창구 앞 전경… 평소 조용하던 예금창구에 농협 '도산 위기' 소식을 접한 조합원 등 고객이 예·적금을 인출하려고 대기하고 있다. /오성환 기자
농협 관계자 B씨는 "경매중도매인 중 100억여 원이 넘는 부채(마늘 미수금)가 발생한 C씨의 경우 전남지역 농협 경매중도매인을 하면서 부도를 낸 이력이 있다"며 "(또 다른 부도를)조심해야 한다고 영산농협측에 정보를 제공한 사실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영산농협 사건은 철저한 중도매인 자격 심사와 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중도매인의 경우 재정 건전성, 거래 이력, 시장 이해도 등을 면밀히 심사해 건전한 중도매인을 선발해야 하고, 기존 중도매인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재정 상태를 점검하는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오히려 미수금 회수가 어렵자 변제기일을 연장해주는 방법으로 의혹을 제기한 조합원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속여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수금 기한 연장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만큼 조합장과 이사 등 조합 임원들에게 업무상 배임의 책임이 있다"며 "조합장 A씨는 경매중도매인의 변제기일 연장(경제사업소 여신심사) 등과 관련해 신용업무 책임자인 C상무(여성)가 업무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이유로 주유소로 인사조치 한 사실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영산 지역은 농협이 마늘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해 파산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한산했던 농협 창구는 예금을 찾거나 적금을 해지하려는 고객들로 분주하다. 이날 농협에서 만난 고객들은 하나같이 농협이 파산된다는 소문에 불안해 예·적금을 인출하러 왔다고 말한다.

한편, 농협 직원들과 조합원들은 사태를 우려하면서도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영산 농협의 정상화를 위해 하루빨리 인근 농협과 합병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영산농협 (4)
21일 오전 영산농협 본점 예금창구 앞 전경… 평소 조용하던 예금창구에 농협 '도산 위기' 소식을 접한 조합원 등 고객이 예·적금을 인출하려고 대기하고 있다. /오성환 기자
오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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