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인도 현지법인 설립
유럽·중동 네트워크 확대 반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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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스맥스 연결 매출은 1조2121억원, 영업이익은 112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4%, 21.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9.3%로 개선됐다. 국내 법인이 올 2분기 매출 4205억원, 영업이익 499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매출이 전년 대비 20배 이상 뛰었고, 선케어 제품군도 50% 이상 성장했다.
문제는 해외다. 올 2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 1·2위를 차지하는 중국(24%)과 미국(5%)의 실적이 주춤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매출이 1486억원으로 1% 증가에 그쳤다. 상하이는 신제품 효과로 11% 성장했지만 광저우는 기존 고객사 매출 감소와 신규 고객 지연으로 17% 역성장을 기록했다. 미국도 같은 기간 300억원 매출에 그쳐 전년 대비 17% 줄었고, 순손실은 200억원을 넘겼다. 기존 고객사 물량 감소와 일회성 비용이 겹친 탓이다.
다만 하반기 반등 기대는 남아 있다. 중국의 K-뷰티 소비가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지방 중소도시로 확산되고, 로컬 브랜드와의 협업도 늘고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초 중국향 화장품 수출은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준비한 신규 바이어 계약이 3분기부터 본격 매출로 이어질 전망이고, 인디 브랜드 인기에 맞물려 주문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 매출의 절반 이상(59%)이 색조 화장품에서 발생한다. 스킨케어에 치중한 경쟁사와 달리 색조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점이 코스맥스의 차별화된 무기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맥스가 인도를 차세대 성장 거점으로 점 찍은 배경이 읽힌다. 이경수 회장은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말까지 인도 뭄바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때 중국에서 K-뷰티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위상이 약해진 반면, 15억 인구 인도는 2027년 K-뷰티 규모가 3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새 시장이다. 스킨1004, 아누아 등 국내 브랜드가 인도 온라인 플랫폼 '티라'와 '나이카'에 속속 입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스맥스는 현지 사무소를 통해 로컬 브랜드와 국내 고객사를 함께 지원하며 인도 내 K-뷰티 수요를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유럽·중동 확장도 병행된다. 프랑스에 거점을 마련한 데 이어 현지 파트너와 합작 법인을 세워 2026년부터 ODM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중동 사무소 개설도 검토 중이다.
결국 관건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체력이다. 코스맥스는 전 세계 고객사만 7월 말 기준 4493개에 달한다. 중국 로컬 톱10 브랜드 중 8곳, 글로벌 상위 20개 브랜드 중 15곳과 거래하며 안정적 수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1000억원 이상 규모의 거래처만 20곳이 넘는다. 연구개발 역량과 원료 내재화, 맞춤형 신제품 개발까지 아우르는 경쟁력도 뒷받침된다. NH투자증권은 "코스맥스는 현재 K-뷰티의 성장에 있어 필수 존재라 판단된다"며 "K-컬쳐가 서구권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는 문화현상인 만큼 K-뷰티에도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고 평가했다.
코스맥스는 IR에서 "글로벌 ODM 1위를 넘어 글로벌 화장품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반기 중국·미국 회복 여부와 인도 법인 설립 성과가 향후 성장 궤도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