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중 수출비중 53.5% 차지
2분기 영업익 852억… 전년比 14.7%↑
26년간 정권따라 외풍 민간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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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는 올해 사상 최대 수주 잔고를 기록하며 글로벌 항공방산 기업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다만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사장 교체 등 경영 불안과 외풍은 여전히 숙제로 꼽힌다. 이 때문에 민영화 필요성이 끊임없이 나온다.
◇KAI, 수출 비중 증가… "수익성 상승세 전망"
24일 KAI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KAI의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3.5%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48.3%, 지난해 40.6%였던 수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절반을 넘기며 내수를 앞질렀다. 금액으로는 8078억원으로, 내수 매출(7022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많았다.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완제기 판매다. 다목적 전투기 FA-50폴란드, FA-50M 말레이시아, 이라크 CLS 사업 등이 KAI의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2분기 완제기 수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1% 늘어난 2273억원에 달했다.
수익성 역시 상승세를 그리는 중이다. 올해 2분기 매출은 8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7% 증가한 85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지난 6월 9700억원 규모로 필리핀에 수출한 FA-50 사업에 대한 매출 인식이 시작되면 향후 수익성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
◇가성비·신뢰성·신속납기 'FA-50'…수주 잔고도 역대급
효자는 다목적 초음속 경전투기 FA-50. 업계에선 훈련과 전투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플랫폼, 높은 신뢰성과 가성비, 나토 회원국 전투기와의 호환성 등을 해외 시장에서 호평받는 이유로 꼽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체코에서 열린 나토 데이즈 행사에선 폴란드에 해당 전투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지 1년 만에 즐비한 유럽산 항공기 속에서 FA-50이 그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FA-50은 나토 회원국들이 기존에 운용 중인 전투기들과 호환성도 높은 데다 가성비도 좋다"며 "아무리 가성비가 높아도 납기를 신속하게 맞추지 못하면 무용지물인데, 이를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상반기 KAI의 수주 잔고는 26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2021년 18조7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상승을 거듭했고, 5년도 되지 않아 약 43%나 증가한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도 내년 실전 배치에 들어가는데, 아랍에미리트(UAE), 필리핀, 폴란드 등의 관심을 받고 있어 향후 수출 잔고 확대는 더욱 기대된다는 게 업계 평가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민영화는 과제
상황이 이렇다 보니 KAI 민영화 필요성이 대두된다. KAI는 지난 26년간 공기업으로 운영됐지만 출범 이후 현재까지 8명의 사장이 거쳐 갔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 교체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등 외풍을 겪었다. 낙하산 사장 인사로 인한 내부 혼선으로 경쟁력이 약화한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나왔다. 현재 KAI는 강구영 전 사장이 지난 7월 임기를 3개월 남겨두고 조기 퇴임한 이후 아직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와 한진이 KAI의 대표적 인수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 간의 인수 합병만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 국내 방산기업이 해외 방산기업을 인수하는 아웃바운드 M&A까지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대형화·통합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최 교수는 또 "정부 대표적 규제 산업인 방위산업이 결국은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방산의 생태계 체질을 개선하려면 KAI 역시 민영화 수순을 밟는 것이 필연적"이라며 "정부 주도로 이뤄질 게 아니라 철저히 시장 경쟁 원리에 따라, 시장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