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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보건 해법… 삼성·SK·HD현대 주목한 빌 게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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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08. 24. 17:50

3년 만에 방한… 재계 총수들과 회동
이재용과 글로벌 사회공헌 협력 논의
최태원과 SMR·백신 중장기 전략 모색
정기선과 나트륨 원자로 공급망 점검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3년 만에 한국을 찾아 삼성, SK, HD현대 등 재계 핵심 그룹 총수들과 연이어 만났다. 이번 방한에서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 보건, 차세대 에너지, 인공지능(AI) 등 인류 공동 과제를 한국과 함께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첫 일정은 21일 저녁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그룹과의 만찬이었다. 게이츠 이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 글로벌 공급망 확대, 백신 협업 강화 등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으며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과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배석해 실무 방안도 구체화했다.

다음 날 오전에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후속 협의가 이어졌고, 이 자리에는 김정관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이 참석해 한국형 SMR 생태계 구축과 규제 지원책을 함께 검토했다. SK는 2022년 미국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가 된 이후 글로벌 SMR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회동이 이어졌다. 약 3년 만에 성사된 이 만남에서는 글로벌 사회공헌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자리에는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과 삼성의 사회공헌 전략을 총괄하는 삼성글로벌리서치의 장석훈 사장도 함께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회공헌 담당 핵심 인사들이 배석한 만큼 글로벌 CSR 전략 및 '제2의 RT 사업' 등 다양한 협력 아이디어가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의 회동도 같은 날 진행됐다. 양측은 나트륨(Natrium) 원자로 기자재 공급과 SMR 선박 개발 협력 방안을 점검하며 조선·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는 SMR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추진 시스템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AI의 중요성도 거듭 언급했다. 그는 "AI는 저소득국 의료 서비스 혁신의 열쇠"라며 진단·상담 지원, 신약 개발, 농업 정보 제공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이 보건·에너지·AI를 융합한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게이츠 이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줄곧 사회공헌에 집중해왔다"며 "기업의 역할이 단순한 이익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다는 점을 총수들과 공유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ODA(공적개발원조) 확대의 필요성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모범 사례"라며 현재 GDP 대비 0.3% 수준인 ODA 비중을 국제 기준인 0.7%까지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ODA 확대는 도덕적 책임일 뿐 아니라 한국 경제와 안전에도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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