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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우표 외국어 병기 순서 변경...露가 中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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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승인 : 2025. 08. 25. 16:32

외국어 병기 순서, ‘中→露’에서 ‘露→中’ 순으로
北우표, 내부 변화 파악의 척도...“북러 혈맹 반영”
전문가 “향후 제1외국어 러시아어 지정 여부 지켜볼 필요”
웹게재용
북한 '조선우표사'의 외국어 병기 순서가 변경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조선우표사' 홈페이지 캡쳐
북한의 '조선우표사'가 운영하는 '조선우표' 홈페이지에서 중국어와 러시아어 병기 순서가 변경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5일 북한 '조선우표'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월부터 신규 우표의 소개서 격인 '발행통보'의 외국어 병기 순서를 '조선어'→'영어'→'러시아어'→'중국어' 순으로 변경했다.

앞서 지난 1월부터 '발행통보'에 러시아어가 새롭게 추가돼 '조선어'→'영어'→'중국어'→'러시아어' 순으로 외국어가 병기돼왔다.

이 같은 외국어 병기 순서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탄생 83돐경축'(2월 16일 발행) 우표까지 유지되다가 지난 3월 10일 발행된 '선전화' 우표부터 러시아어가 중국어보다 먼저 표기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 같은 병기 순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북한 우표는 선전·선동술의 정수로, 북한의 대내외의 정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해 발행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중 관계를 넘어 '혈맹' 수준으로 격상한 북·러 관계가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북러관계는 외교·군사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장하는 추세"라며 "향후 북한이 제1외국어를 러시아어로 지정할지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우표의 판로를 러시아로 대대적으로 확장하려는 차원에서 러시아어 병기 및 그 순서를 변경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 우표를 연구한 정다현 고려대 박사는 "전통적으로 북한의 우표 시장은 중국이 상당히 컸다"며 "하지만 현재 북한이 러시아 관광객을 받고 있는 만큼 이와 연계한 홍보의 수단으로 우표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혈맹' 수준의 북러 관계는 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러시아와의 밀접한 관계를 과시하는 일정으로 집중돼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과 6월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지난 6월 방북한 올가 류비모바 문화상을 직접 만났고 지난 7월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상도 접견했다. 지난 8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선 협의를 가졌고 방북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회의 의장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해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딸인 김주애와 방문해 축하연설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 같은 '친러행보'는 올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가운데 중국 관련 일정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이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미 대내외 매체를 통해 중국보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했고 조선우표의 외국어 병기 순서 변경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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