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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3000시간 절약 효과”…한림대성심병원, 생성형 AI 도입에 의료진 부담 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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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 강혜원 인턴 기자

승인 : 2025. 08. 28. 17:29

병원 최초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전 주기 EMR에 AI 접목
"의료진, 진료와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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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가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해 전자의무기록(EMR)을 작성하고 있다. / 한림대의료원
한림대성심병원이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 도입으로 의료진들의 EMR(전자의무기록) 작성 부담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의료진 19명 몫을 대신하면서 약 8만3000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림대성심병원은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전 주기에 걸쳐 EMR에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의정갈등 여파로 전공의 인력이 줄어든 만큼, 의료진들의 EMR 작성 부담을 덜고 진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MR은 환자의 의료 정보를 디지털 형식으로 저장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의료진이 진료 기록, 검사 결과, 처방 내역 등을 컴퓨터를 통해 입력하고 조회할 수 있다.

28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은 지난달 생성형 AI를 활용해 EMR을 대신 작성하는 시스템 'HAI(Hallym Artificial Intelligence)'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면서, 8만3000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를 거뒀다. 현재 우리나라 전공의법에 따르면, 전공의 주당 수련 시간은 최대 80시간을 넘지 않도록 제한되어 있다. 이를 1년(52주로)으로 환산하면 연간 최대 약 4160시간을 근무하는 셈이다. 이에 8만 3000/4160은 19.95로 전공의 19명 몫을 AI가 한번에 해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HAI는 한림대의료원이 직접 개발한 생성형 AI 시스템으로, EMR 기록지 초안 작성이 핵심 기술이다. 간호사가 작성한 간호기록과 24시간 내 주요 검사 결과 등 정보를 AI가 총망라하면서, 병원 환자 데이터 97개 항목을 연동하고 진료과별 특성에 맞게 의무기록 초안을 작성해준다.

한림대의료원이 생성형AI를 개발한 배경은 의료진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실제로 의료진들의 진료기록 업무 부담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의사 커뮤니티 플랫폼 메디게이트(Medigate)에 따르면 의료진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기능으로는 '진료 기록 자동화'로 약 50%를 차지했다. AI가 행정 업무를 대체하면서, 의료진들은 의료 현장의 문제에 집중할 수있고 환자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른 상급의료병원들도 AI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11월부터 EMR 작성을 지원하는 AI 기반의 '와이낫(Y-Knot)'을 도입했다. 응급의학과 퇴실기록지, 마취통증의학과 수술 협의 진료 회신서, 퇴원기록지 등의 초안이 자동으로 작성된다. 서울아산병원도 타이핑 없이 음성인식으로 실시간 의무 기록과 진료 문서 초안도 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소화기내과·신경과·종양내과 등 20개 진료과에서 활용 중이다.

이민우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의료 환경에 특화된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AI를 통해 의료진은 물론 병원 구성원도 반복적인 행정 업무에서 벗어나 환자 진료와 연구,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아 기자
강혜원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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