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공장 운영 수출 신청 승인...생산능력 확대, 기술 업그레이드 미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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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29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삼성전자의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SK하이닉스의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등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그간 VEU 프로그램에 참여한 덕분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10월부터 대(對)중국 수출을 통제해 온 반도체 장비를 중국으로 수입할 때 일일이 허가를 신청하지 않아도 됐는데 이런 포괄적인 허가를 취소하면서 중국 공장으로의 장비 반입이 어렵게 됐다.
상무부의 조치는 △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 칩(16nm 내지 14nm 이하) △ 18n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다.
차량·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저사양 레거시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가 통제 대상인 셈이다.
관보에 따르면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연간 1000건의 수출 허가 신청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무부는 이 같은 조치가 관보 정식 게시일인 9월 2일로부터 120일 후부터 실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 SK하이닉스의 우시 D램·다롄 낸드플래시 공장이 내년 1월부터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들여올 경우 건마다 허가를 받아야 하게 됐다.
BIS는 앞으로 중국 내 공장의 생산 능력 확대나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허가는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중국 내 기존 공장 운영할 수 있도록 이전 VEU 참가사들의 수출 허가 신청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혀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 가동이 당장 어려워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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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쟁(Chip War)'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이번 조치로 중국에 생산시설을 가진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더 많은 첨단 칩을 계속 생산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28일에야 한국에 이 같은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들은 그간 협의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기업들의 편의를 어느 정도 봐줄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지만, 이번 발표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진 데다 시행까지 불과 120일만 허용해 적지 않게 놀랐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