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부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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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대응특위 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특검수사 2단계 완전한 내란종식을 위한 민주당 대응 방향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병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오는 4일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혐의를 다루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을 골자로 한 내란특별법 상정을 예고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법안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의혹 사건 영장청구는 특별영장전담법관이 맡고, 1심·항소심은 서울중앙지법·서울고등법원에 각각 설치된 특별재판부가 전담한다. 또 국회와 법원, 대한변호사협회 추천으로 구성된 특별재판후보추천위원회(9명)에서 특별재판부 구성과 영장전담법관을 임명한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논의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 결정이 나오면서 급물살을 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7일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중요한 사실관계 및 피의자의 일련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와 관련해 다툴 여지가 있다"는 취지로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내렸고, 민주당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 처리를 결의했다.
특별재판부를 구성한 전례는 1948년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하는 특별재판부가 유일하다. 2018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의혹을 전담할 특별재판부를 별도 구성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무산됐다.
이 당시 대법원은 국회에 10쪽 분량의 의견서를 통해 특별재판부가 사법권·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특정 사건에 맞는 적임자를 고르는 방식으로 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은 사건배당의 무작위성에 위배되며 재판의 공성정에 대한 또 다른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재판부 설치가 선례가 되면 향후 정치적·사회적 논란이 큰 사건이나 법원 내부 인사가 관여한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특별재판부 설치 요구 사례가 빈번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때 대다수 판사들도 특별재판부 구성에 삼권분립의 원칙 위배 소지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법조계에선 사법부의 독립성을 비롯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입법 활동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특별재판부 구성은 삼권분립에 따른 사법부의 독립성을 크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수사와 재판, 판결까지 원하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입법이며, 특정 사건을 별도의 재판부에 맡겨 심리하는 건 사법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 사법부마저 예속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이는 국민에 대한 사법 불신만 더 키우는 꼴"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전면 부정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과도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