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 새해가 왔다. 말의 해를 맞아 서울 도심을 여행하며 힘찬 말의 기운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관광재단은 붉은 말을 에너지로 새해 활력을 북돋우는 서울 여행지 세 곳을 추천했다.
◇ 말의 기운을 받는 일출 산행 명소, 용마산
(사진1) 용마봉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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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봉. / 서울관광재단 제공
용마산은 서울 동쪽에 자리한 대표적인 일출 산행 명소로, 병오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힘찬 한 해를 시작하기에 제격인 장소다. 용마라는 이름에는 용마봉에서 '용마가 날아갔다'는 전설과 산 아래 면목동에 말의 목장이 많아 귀한 말인 용마가 태어나기를 비는 봉우리였다는 설이 따라붙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이 수월하다. 첫차를 타고 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 인근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일출 시간 이전에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완만한 코스와 잘 정비된 등산로 덕분에 초보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한강을 따라 펼쳐진 서울의 전경과 함께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한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마산 산행을 마친 뒤에는 용마산 스카이워크와 용마 폭포공원에 조성된 눈썰매장을 함께 둘러볼 수도 있다. 용마산 스카이워크는 목재 데크 산책로로 숲 위에 떠서 걷는듯한 느낌으로 조성됐다. 겨울에도 논슬립 패드 커버가 설치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용마 폭포공원은 겨울철에 폭포를 운영하지 않는 대신 눈썰매장을 운영한다. 입장료는 무료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 말을 기르던 양마장 자리, 마장동
(사진9) 마장 축산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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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동 축산물시장. / 서울관광재단 제공
마장동은 조선시대 국가에서 관리하던 말 사육장인 양마장(養馬場)이 자리했던 곳으로, 군사와 왕실에 필요한 말을 기르던 중요한 공간이었다. 지금은 서울이 성장해 온 방식과 삶의 현장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마장축산물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품목 시장으로, 국내외 손님들이 찾는 중요한 공급처로 남아있다. 다양한 육류의 특수부위들을 사고파는 모습, 상인들의 목소리 등 생생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고급 한우부터 특수부위, 곱창 등 맛집들이 즐비하다.
마장동 축산시장 인근에는 서울의 도시 형성과 생활사를 물길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는 '청계천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하천 전시 공간을 넘어, 한양 도성의 탄생과 함께 조성된 청계천이 시대별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도시사 전문 박물관이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1970년대, 2000년대 복원 후의 모습까지 역사의 흐름을 타고 청계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다양한 사료(史料)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공사 당시 발굴된 6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칙한 조선 백자를 비롯한 여러 유물이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3월 29일까지 특별전 '청계천 사람들 : 삶과 기억의 만남'을 개최한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청계천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 말을 피해 숨은 골목, 피맛골
(사진12) 피맛골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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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맛골. / 서울관광재단 제공
피맛골(避馬街)은 조선시대 양반과 관리들이 말을 타고 다니던 종로 대로를 피해 서민들이 자연스럽게 형성한 골목에서 시작됐다. 말발굽과 위세를 피해 온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낮은 시선으로 걷고, 머무르고, 삶을 이어갔다.
피맛골 식당가는 조선시대 공식 중앙시장이었던 종로 육의전 번성과 함께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고등어구이, 빈대떡, 순대국 등을 파는 음식점들이 모여들어 서울의 대표적 맛집거리로 사랑받아왔다. 현재는 종로 일대에서 피맛골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종로 대로에서 르메이에르 건물로 한 발 들어서면 피맛길의 입구가 나온다. 맛집을 찾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한 길을 만난다. 여기서 광화문의 D타워 저층부에 조성된 골목의 감성을 즐길수도 있다. 이마빌딩의 건물 로비에서 말과 관련한 작품을 만나볼수도 있다. 피카디리 극장 주변 역시 예전 피맛골의 맛집들이 남아있어 겨울 건강식이나 따뜻한 음식을 찾아 다니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