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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모두가 포기한 차(茶) 형태 감기약, 동화약품 도전장 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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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5. 09. 03. 18:00

배다현
동화약품이 '테라플루'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최근 물에 타서 차처럼 마시는 종합감기약 '판콜에이치 건조시럽'을 출시한 겁니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차 형태의 감기약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테라플루에 밀려 모두 철수한 상황에서 동화약품이 과감히 뛰어든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차 형태 감기약은 2009년 출시된 글로벌 제약사 헤일리온의 '테라플루'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종근당이 2012년 '모드콜플루'를, 한미약품이 2015년 '타이롤핫 건조시럽'을 출시했지만 각각 2023년과 2019년에 허가를 취소하고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시장을 선점한 테라플루의 인지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다른 제약사들이 넘지 못한 산을 동화약품이 당당히 도전한 데는 회사가 테라플루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킨 주역이라는 배경이 있습니다. 동화약품은 2009년부터 10년간 테라플루의 국내 유통을 맡아 당시 새로운 제형이었던 차 형태 감기약의 시장 안착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러나 계약 종료 후 2019년부터는 일동제약이 테라플루의 유통을 맡고 있습니다. 일동제약은 테라플루 유통만으로 해마다 5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요, 이에 동화약품은 같은 제형의 제품을 직접 개발·출시하고 과거 유통 경험을 살려 테라플루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두 제품은 차처럼 마시는 복용 방법은 같지만 차이점도 많습니다. 테라플루에는 코 막힘을 완화시키는 페닐레프린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페닐레프린은 2023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효과가 없다"며 사용 중단 권고를 내린 성분입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직 어떤 조치를 내릴지 검토 중이지만, 제약사들은 새로 출시되는 감기약에 해당 성분을 넣지 않고 있습니다. 동화약품의 기존 제품 '판콜에이'도 페닐레프린을 포함하고 있지만, 새로 출시된 판콜에이치에는 대체 성분인 슈도에페드린이 포함됐습니다. 테라플루는 레몬맛과 베리맛으로 출시된 반면, 판콜에이치는 한국인에게 더 친숙한 유자향을 적용했다는 차이도 있습니다.

동화약품은 최근 종합감기약 시장에서 동아제약과 선두를 다투고 있습니다. 이에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선두 굳히기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지난해에는 셀트리온의 종합감기약 '화이투벤' 브랜드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동화약품이 판콜에이치로 감기약 매출 확대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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