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애리조나 전용공장서 공급
"캐즘 극복·글로벌 입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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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공급 계약은 2건으로, 벤츠 AG에 오는 2028년 8월부터 2035년 12월까지 32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건과 벤츠 계열사에 2029년 7월부터 2037년 12월까지 75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시를 통해 "예상 계약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수시공시 기준 금액 이상으로 추정됨에 따라 공시하는 건"이라면서 "공급 물량 및 계약 기간 등의 계약조건은 추후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벤츠 공급 계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간의 계약보다 물량을 크게 늘려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의 주요 공급사로 확고히 자리 잡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75GWh 공급 물량은 공급 지역이 미국으로, 애리조나 공장에서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에 최초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애리조나 공장 건설은 절반 이상 완료됐으며 2026년 중순 시제품 생산을 시작하고 그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대당 70kWh 전기차를 기준으로 했을 때 총 계약물량 107GWh는 약 1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10월 계약 시에는 50GWh를 공급하기로 했는데, 업계에서는 이 제품도 46시리즈로 보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에만 150GWh 이상의 물량을 공급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 건에 대해 구체적인 액수와 배터리 제품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제품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역시 kWh 당 46시리즈 가격이 90~110달러 선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 규모는 15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46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최소 5배 이상 높고, 생산 효율성이 뛰어나 전기차 주행거리와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빠른 충전·방전 속도와 우수한 열 관리 성능을 갖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계약은 전기차 캐즘 상황이 크게 나아지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의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는다.
지난 6월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 체리기차에 6년간 총 8GWh 규모의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배터리 회사가 중국 완성체 업체에 대규모로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도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는데, 해당 제품은 이미 테라젠, 델타 등 주요 공급사에 공급이 확정됐다. 3월에는 폴란드 국영전력공사가 추진하는 대규모 ESS 프로젝트의 사업 파트너로 선정돼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하는 ESS용 LFP 배터리를 오는 2026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