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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 R&D 거점… LG, HVAC 연매출 20조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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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9. 03. 17:56

창원대에 500억 들여 연구센터 설립
2027년 가동 예정 차세대 솔루션 연구
올해 ES사업 매출 10조원 육박 전망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LG전자가 경남 창원에 대규모 연구개발(R&D) 거점을 조성한다. 총 5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최첨단 연구시설로, 오는 2027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다. 올해에만 200조원대 규모가 예상되는 HVAC 시장 선점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기술 고도화에 탄력이 붙으면서 '2030년 HVAC 매출 20조원' 비전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LG전자는 국립창원대학교와 HVAC 분야 R&D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센터 설립 협약식을 개최했다. 국립창원대 내 연면적 4000여평 규모로 들어서며, 에어컨·히트펌프·칠러·데이터센터향 차세대 HVAC 솔루션 등을 연구개발한다. LG전자가 국내 대학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HVAC 연구센터를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에 따르면 국내 HVAC 연구센터로는 최초로 극고온·극저온 시험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투입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전하는 공조 제품 연구와 기술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존 창원 스마트파크 내 HVAC 아카데미도 새 연구센터로 확대 이전하면서 전문인력 확보가 용이해질 전망이다.

HVAC 사업은 LG전자가 일찌감치 캐시카우로 점찍은 B2B 신사업이다. B2C가 중심인 가전 사업과 달리,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최근에는 가정용과 상업용을 넘어 산업·발전용으로까지 신규 사업기회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전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조와 발열이 많은 AI 데이터센터 증가 등도 HVAC 시장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HVAC 시장이 올해 1746억 달러(약 243조원)에서 연 평균 5.7%씩 성장, 2032년 2569억 달러(약 358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역시 이 같은 시장 성장세를 겨냥해 그간 HA사업본부가 담당해 온 HVAC 사업을 지난해 말부터 신설 조직인 ES사업본부가 총괄하도록 했다. 올해에는 ES사업본부 내 AI 데이터센터 열 관리 솔루션 개발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한편, 글로벌 기업과의 인수합병 및 협력을 통해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6월 노르웨이 온수 솔루션 기업 OSO 인수와 최근 영국 전력회사 옥토퍼스 에너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대표 사례다.

LG전자는 지난달 ES사업본부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2030년까지 HVAC 사업에서만 2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은 "HVAC는 질적성장을 위한 B2B 영역의 핵심 동력으로, 사업 가속화를 위해 전진하고 있다"며 "시장보다 두 배 빠른 압축성장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 반기보고서를 보면 HVAC 사업이 포함된 ES사업본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조6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 증가했다. 증권가 등에서는 올해 1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HVAC 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2030년 B2B 매출 비중을 전체의 45%까지 끌어올리겠단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LG전자에 따르면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매출 비중은 지난해 35%까지 올랐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용 공조 수요 증가에 따라 고효율 HVAC 제품에 대한 니즈도 지속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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