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연내 결론 내려 심사인력 확충
IMA 인가 한투·미래에셋·NH證 3파전
1호 사업자, 최대 34조 운용여력 확보
탈락땐 최소 3년뒤 재도전… 인가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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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감원과 금융투자업계(IB) 등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8일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15개 증권사와 10개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첫 만남을 갖는다. 취임 27일 만에 업계 CEO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자리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비롯해 IMA·발행어음 인가 심사, 책무구조도, 모험자본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첫 회동이 금감원의 정책 기조와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삼성·메리츠·신한·하나·키움 등 5개 증권사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중단 없이 진행하기로 한 데 이어, 금감원도 심사 전담 TF 인력을 2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등 연내 결론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인가 심사가 업계 최대 현안인 만큼, 자연스럽게 심사 방향과 업계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성격을 띌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정에 차질 없이 연내 발표될 수 있도록 심사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IMA 인가 경쟁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의 3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자기자본 11조4215억원)과 미래에셋증권(10조2638억원)은 지난 7월 신청서를 제출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10조5215억원으로 이미 자격요건(8조원)을 넘어섰지만, 9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폈다. NH투자증권도 지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자기자본을 7조4808억원에서 8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이달 중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IMA는 초대형 IB만이 신청할 수 있는 전용 계좌다. 기존 발행어음이 자기자본의 200%까지만 운용할 수 있었던 데 비해, IMA는 300%까지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인가를 받을 경우 최대 34조원, 미래에셋증권은 30조원, NH투자증권은 24조원 이상의 운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사들이 올해 IMA 인가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이번이 사실상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요건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2년 연속 충족해야 하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사업계획 평가도 새롭게 적용된다. 올해 신청하지 못하면 최소 2028년에야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여기에 발행어음 후발주자들이 속속 진입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IMA 인가 필요성을 키운다. 기존 사업자 입장에서는 IMA를 통해 운용 여력을 넓혀야만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발행어음 시장 역시 경쟁이 거세다. 현재 미래에셋·한국투자·NH·KB증권 등 4곳이 사업을 하는 중이며, 추가로 삼성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키움증권 등 5곳이 인가 심사를 받고 있다. 인가가 이뤄질 경우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 7조893억원에서 14조1786억원, 메리츠증권은 7조6093억원에서 14조1218억원, 하나증권은 6조619억원에서 12조1238억원, 신한투자증권은 5조5276억원에서 11조552억원, 키움증권은 5조4385억원에서 10조8770억원으로 각각 두 배 이상 운용 여력이 확대된다. 업계에서는 후발 주자가 속속 진입할 경우 시장 내 경쟁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스크 요인이 있더라도 IMA 사업 진출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IMA 사업은 원금 보장 성격과 운용 규제로 인해 성공 여부 자체가 리스크 요인이지만, 뒤처지는 것보다는 낫다"며 "미래 성장성을 위해 이번 진출 시도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또 "내년부터 신규 발행어음 사업자가 잇따라 시장에 들어오면 조달 금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금리 인하 국면까지 맞물릴 경우 운용 수익률은 점차 낮아지고, 발행어음으로 높은 마진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