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절제 품은 스타일, 헐리우드와 함께 세계적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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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르지오 아르마니 그룹은 성명에서 "창립자이자 창시자이며 회사의 끊임없는 추진력이던 그의 죽음을 깊은 슬픔 속에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까운 이들과 함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마니는 이번 달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브랜드 론칭 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준비 중이었지만 지난 6월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행사에 불참했다.
1934년 밀라노 남쪽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처음엔 의사를 꿈꿨으나 밀라노 백화점 쇼윈도 보조로 일하며 패션계에 발을 들였다. 1975년 파트너 세르지오 갈레오티와 함께 남성복 브랜드를 창업했고 이듬해 여성복을 선보이며 브랜드를 키웠다.
대표작은 안감 없는 재킷과 티셔츠를 매치한 간결한 스타일이다. 전통적인 구조를 탈피한 이 디자인은 1970년대 말부터 헐리우드와 월스트리트를 사로잡았고 이후 아르마니 정장은 부유층 남성의 상징이 됐다. 어깨 패드가 강조된 여성용 '파워 슈트' 역시 아르마니가 대중화시킨 아이템이다. 그는 생전 "남성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여성의 이미지를 강하게 만든 첫 디자이너였다"고 말했다.
그의 이름은 영화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1980년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에서 배우 리처드 기어의 의상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200편이 넘는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2003년에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했다.
패션계는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세상은 거인을 잃었다"고 했고, 루이뷔통모에헤네시는 "그는 전후 황금기 디자이너 세대의 마지막 인물"이라며 "그의 유산은 오랫동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말했다. 케링그룹 회장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그의 영향력은 패션계를 넘어 여러 세대에 영감을 줄 것"이라고 추모했다.
앤 해서웨이·줄리아 로버츠 등 헐리우드 배우들도 SNS를 통해 작별 인사를 전했고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역시 "그는 절제와 창의성으로 세계에 영감을 준 인물"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장례식은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며 오는 6~7일 밀라노 아르마니 극장에서 일반인 대상 추모 행사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