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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현대차-LG엔솔 노동자 체포 미, 전쟁처럼 헬기 동원 이민세관단속국·FBI 등 합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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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9. 06. 22:27

미 조지아 현대차-LG엔솔 공장 건설현장 급습 영상·사진
이민세관단속국·국토안보수사국·FBI·국세청·국경순찰대 등 헬기·군용차로 특수작전
노동자 "전쟁터같이 들이닥쳤다"...한국인 300여명 등 475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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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ICE 영상 캡처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은 6일 홈페이지에 단속 현장 사진 4장과 2분 34초 분량의 영상을 'ICE가 조지아주에서 불법 고용 및 연방 범죄를 대상으로 여러 기관과 합동 작전을 주도했다'는 제목으로 올렸다.

이번 작전은 ICE뿐 아니라 국토안보수사국(HSI)·연방수사국(FBI)·노동부·국경순찰대·국세청·마약단속국(DEA)·조지아주 순찰대 등 다양한 기관이 합동으로 진행해 475명을 체포했으며 이중 300명 이상이 한국 국적이라고 미국 당국은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자사와 협력사를 합쳐 약 300명의 직원이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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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단속 요원들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불법체류·고용 단속 작전을 펼치고 있다. /ICE 영상 캡처
ICE 영상은 군용 차량과 다수의 차량, 헬리콥터가 현장에 들어서는 장면으로 시작했는데, 전진에 대한 군의 특수작전을 방불케 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캠퍼스 내 리튬 배터리 제조 공장 건설 현장에 있던 한 노동자는 연방 요원들이 마치 "전쟁터인 것처럼" 들이닥쳤다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이 노동자는 이민단속 요원들이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에게 사회보장번호(SSN)·생년월일, 기타 신분 정보 등을 일일이 캐물은 뒤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사람들에게만 약식 허가증을 내줬다고 밝혔다.

근로자들은 이 허가증을 건설 현장 입구에서 다른 이민단속반원들에게 제시한 뒤에야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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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단속 요원들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불법체류·고용 단속 작전을 펼치고 있다. /ICE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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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 대한 불법체류·고용 단속 작전을 펼치고 있다. /ICE 영상 캡처
ICE 영상에는 단속 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는 현장 직원들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채 수록됐고, 유니폼을 입은 마약단속국 요원 10여명이 양손 결박용으로 추정되는 끈 뭉치를 지닌 채로 건물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나왔다.

일부 직원들의 근무복 조끼에는 DSK 메카닉·HL-GA 배터리회사·LG CNS 등 소속 회사명으로 추정되는 이름들이 적혀 있었다.

직원들에 대한 미국 체류 자격을 검사하는 장면에 이어 단속 요원들이 버스에 양손을 짚고 일렬로 늘어선 현장 직원들을 차례로 다리와 양손에 체인을 묶어 버스에 태우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이들 중에는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직원들의 모습이 많았다.

중남미 등 제3국 국적으로 추정되는 직원 두어 명이 부지 내 연못에 들어가 있다가 단속 요원들이 이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는 장면도 담겼다.

현장에 있던 일부 노동자는 체포를 피하려고 환기구 안에 숨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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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단속 요원들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불법체류·고용 단속 작전을 펼치고 있다. /ICE 홈페이지 캡처
ICE는 이번 단속 작전으로 체포된 475명에 대해 "이 중 많은 수는 방문 비자(visitors visa)를 부정하게 사용하고 있었다"며 "체포된 이들은 비자 조건을 어겨 불법으로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체류 비자나 관광 비자 소지자는 미국에서 일할 수 없다"며 "멕시코 출신의 한 영주권자는 여러 건의 범죄 유죄 판결을 근거로 추방 대상자로 판단돼 체포됐다"고 밝혔다.

HSI 소속 스티븐 슈랭크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우리는 미국에 투자하려는 모든 기업을 환영하는데, 건설이나 기타 프로젝트를 위해 노동자들을 데려와야 하는 경우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이번 작전은 시스템을 악용하고, 우리 노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언론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난 그 사건에 대해 (이민단속 당국의) 기자회견 직전에야 들었다"며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illegal aliens)였고, ICE는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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