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키아프 동시 개최로 수십억원 작품 거래 잇달아 마크 브래드포드 작품 62억원에 팔려…"아시아 허브 지위 확고"
마크 브래드포드 작 '오케이, 댄 아이 어폴로자이즈'(Okay Then I apolog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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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오케이, 댄 아이 어폴로자이즈'(Okay Then I apologize)가 걸려 있는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 부스 전경. 총 3개의 패널로 구성된 이 작품은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역대 최고가인 450만 달러(약 62억6000만원)에 판매됐다. /프리즈 서울
전 세계적으로 미술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3일 시작된 국내 최대 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에서는 수십억원대 작품들이 줄줄이 팔리며 역대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다. 4회째를 맞은 프리즈 서울과 24회째인 키아프 서울이 코엑스에서 동시 개최되며 서울을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미술 중심지로 확고히 자리매김시켰다.
7일 프리즈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가 내놓은 미국 추상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회화 작품 '오케이, 댄 아이 어폴로자이즈'다. 총 3개 패널로 구성된 이 신작은 450만 달러(약 62억6000만원)에 판매되어 프리즈 서울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아시아계 수집가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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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리즈 서울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같은 갤러리에서 내놓은 조지 콘도의 회화(120만 달러·약 16억7000만원)와 라시드 존슨의 작품(75만 달러·약 10억4000만원)도 10억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됐다. 하우저 앤 워스는 첫날 하루에만 약 1000만 달러(약 139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스프루스 마거스는 조지 콘도의 신작을 180만 달러(약 25억원)에, 타데우스 로팍과 화이트큐브 갤러리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를 각각 180만 유로(약 29억2000만원), 130만 유로(약 21억1000만원)에 거래했다.
국내 갤러리들도 이에 못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학고재가 선보인 김환기 작가의 유화 '구름과 달'(1962)이 20억원에 판매되며 한국 근현대미술의 가치를 재확인시켰다. 국제갤러리는 박서보의 '묘법' 작품을 4억~8억원대에 다수 판매하며 총 30여 점의 작품 거래를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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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리즈 서울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키아프에서도 활발한 거래가 이어졌다. 갤러리 제이원의 바바라 크루거 작품(5억원), 가나아트의 시오타 치하루 작품(3억2000만원), 선화랑의 이정지 200호 작품(1억6000만원) 등 고가부터 중저가 작품까지 고른 판매를 기록했다. 갤러리 가이아는 총 57점을 사실상 완판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행사에는 48개국에서 7만명이 찾았으며, 160개 이상의 세계 유수 미술관 및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김혜경 여사(이재명 대통령 부인)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과 방탄소년단 RM, 블랙핑크 리사, 김연아 등 문화·연예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화제가 됐다. 특히 20~30대 젊은 컬렉터들과 아시아 지역 컬렉터들의 적극적 참여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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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에서 전시된 작품들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이먼 폭스 프리즈 최고경영자(CEO)는 "프리즈 서울 역대 최고가 기록이 나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며 "프리즈가 앞으로도 서울에 집중하고 이곳을 여러 활동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는 "서울이 아시아의 새로운 아트 허브로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도시 전체가 예술의 축제로 변모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