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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7400억원의 기관 주문이 몰리며 당초 계획했던 2000억원보다 발행 규모를 3100억원으로 확대했다. 자금은 전액 차입금 상환에 투입되며 만기별로 3년물 800억원, 5년물 1900억원, 10년물 400억원으로 구성됐다. 채권은 오는 12일 상장된다.
이번 발행은 AI·데이터센터 등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SK텔레콤이 투자 확대와 재무 건전성 확보를 병행하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울산에 7조원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상반기 기준 누적 신사업 투자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국내 인프라 외에도 일본 등 글로벌 무대로의 확장도 본격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일본의 일정 공유 플랫폼 '타임트리(TimeTree)'에 22억 엔(약 200억원)을 투자하며 AI 기술 수출의 첫 포문을 열었다. 타임트리는 전 세계 6700만 명이 사용하는 앱으로 일본 내에서는 '제2의 라인(Line)'으로 불릴 만큼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SK텔레콤의 '에이닷(A.)' 서비스에 적용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Agentic Workflow)' 기술을 타임트리에 도입해 기존 일정 공유 기능을 넘어 맞춤형 이벤트 추천이 가능한 능동형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은 사용자의 일정 패턴을 학습해 AI가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기획·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외에도 올해 상반기 SK텔레콤은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대와 품질 개선을 위해 약 450억원을 투입해 신규 구축과 장비 교체를 진행했으며 미디어 플랫폼 고도화에도 291억원을 집행했다. 기존 통신망 중심에서 벗어나 AI·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인프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에는 유영상 대표 직속의 'AI보드'를 신설해 기술 로드맵과 실행력을 총괄 관리하는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조달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앞으로도 AI·클라우드 기반 신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