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위기 돌파 목적 국면 전환용이라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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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와 TV로 방영된 대통령 프로그램에서 공식적인 크리스마스시즌을 다음 달 1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기쁨과 행복을 위한 권리를 지킬 것"이라며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기쁨과 행복에 도움이 되는, 이미 효과가 입증된 공식을 다시 적용해 올해도 10월 1일에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크리스마스 캐럴과 가이타(크리스마스 시즌에 울리는 베네수엘라 전통음악), 아야카(성탄 시즌 베네수엘라 국민이 즐기는 음식) 등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하자고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엔 사회적으로도 활기가 넘치고 경기가 부양되는 효과도 있다"며 다각적으로 국익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주변국 언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매체 인포바에는 해당 정책을 두고 대선 부정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마두로 정권이 이미 구사했던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고조되면서 위기감이 확산되자 다시 같은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최근 마약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서 군사적 자산을 전개하며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카르텔의 배후로 지목해 수배하면서 현상금을 기존의 2배인 5000만 달러(약 694억원)로 상향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의 한 관계자는 "10월에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한다는 황당한 결정을 또 내린 건 정부의 위기감을 보여준다"며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국민 정서를 이용한 국면 전환용 카드"라고 해석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서둘러 개막하면 공공기관엔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서고 상점가엔 관련 용품이 진열되는 등의 변화가 있지만 국민 생활은 달라지는 게 없다.
인포바에는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이 월 130볼리바르에서 3년째 오르지 않아 미화로 환산한 최저임금은 월 0.84달러(약 1167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