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달에 영상 시청 동시 이용
혼밥 등 소비자 생활 패턴 공략
"트렌드 반영한 전략…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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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은 오는 24일부터 '배민클럽-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상품'을 출시한다. 이 상품은 월 1만3990원으로 배민 무료 배달과 광고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개별 구독 대비 25%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첫 달 8990원, 재가입자는 9990원으로 이용 가능한 프로모션도 11월까지 운영한다.
◇혼밥·혼영 91%… 생활 습관 겨냥
배민이 유튜브와 제휴에 나선 것은 식사 시 영상을 시청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단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실제 배민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혼밥 시 영상을 본다는 응답은 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음악 청취(5%)나 무응답(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식사와 영상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행태에 착안한 이번 상품은 고객을 장기간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고, 플랫폼 락인(잠금)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배민은 지난해 9월 배민클럽을 출범한 이후 월 1990원에 배달비 면제, 제휴 할인, 장보기 혜택 등을 앞세우는 등 유료 구독자를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여기에 올 들어서는 티빙, 유튜브, 신한카드와 잇달아 손잡으며 음식에서 금융까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구독 모델로 확장하고 있다.
◇경쟁사들 따돌리자…업계 최초로 '유튜브'와 제휴
경쟁사들도 배민과 마찬가지로 구독자 수를 늘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월 4990원)을 통해 로켓배송과 쿠팡플레이를 묶었고, 요기요는 요기패스를 통해 배달비 절감 효과를 내세운다.
그러나 글로벌 플랫폼인 유튜브 프리미엄과 직접 연결한 것은 배민이 처음이다. 유튜브는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및 뮤직 서비스 가입자가 2022년 8000만 명에서 2025년 1억2500만 명으로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월간 이용자 수가 4600만 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프리미엄 유료 가입자는 약 300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배민클럽 수백만 가입자를 합치면 잠재적으로 1000만 명 규모의 이용자 풀을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소비자는 개별 결제 대비 저렴하게 두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고, 플랫폼은 충성도 높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휴를 두고 단순 혜택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일상 습관을 플랫폼이 직접 장악하는 단계로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초기 구독 서비스가 단순 배송 할인에 그쳤다면, 이제는 생활 패턴 자체를 묶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 플랫폼이 소비자의 생활패턴을 파악해 구독 서비스에 반영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비롯해 쇼핑, 취미생활 등을 결합한 상품에 소비자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고문도 "젊은 세대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며 "AI(인공지능)를 활용해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상품에 결합시킨다면 서비스로 유입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