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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책사 ‘찰리 커크’ 사망…“보수 운동 결속 강화”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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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11. 16:18

트럼프 "폭력적 정치 문화가 비극 초래" 비난
현지 언론들 "정치 폭력" 일제히 규탄 보도
"정치 긴장 고조" "정치 극단화 가속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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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연설하는 찰리 커크. 커크는 이 행사 도중 피격 당해 사망했다. /연합
미국 보수 진영의 차세대 지도자로 평가받던 찰리 커크(32·터닝포인트USA 대표)가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미국 사회의 극단적 정치 분열과 폭력 위험을 다시 드러냈다고 대체적으로 분석했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타밸리대학에서 열린 행사에서 찰리 커크는 청중 질문에 답변하던 중 괴한이 쏜 총을 맞았다. 그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 부위 총상으로 끝내 숨졌다. 경찰과 연방 수사기관(FBI)은 이번 사건을 표적 공격으로 보고 있으나 용의자 신원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찰리 커크 사망 직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죽음을 "미국의 어두운 순간"이라고 표현하며, 그를 "진리와 자유를 위한 순교자"로 칭송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정치적 수사와 폭력적인 정치 문화가 이러한 비극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전역에 국기를 반기(半旗)로 게양할 것을 명령했다. 민간인에 대해 이 같은 조치를 내리는 것은 이례적인데, 이는 커크의 보수 지지층 내 위상과 무관치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찰리 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정치적 영향력을 폭발적으로 확대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 주류가 트럼프 후보를 외면할 때, 커크는 가장 먼저 공개 지지를 선언하며 초기 트럼프 지지 세력의 중심에 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특별한 메신저"라고 칭하며 전폭적인 신임을 보냈고, 커크는 집권 기간 내내 백악관을 수시로 방문하며 정책 전파와 청년층 결집 역할을 수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 특히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의 긴밀한 관계는 그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해외 언론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 충격으로 평가하면서도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폭스뉴스는 커크를 "미국의 순교자"로 소개하며 이번 사건이 보수 운동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 진행자 제시 와터스는 방송에서 "커크의 죽음은 보수 운동의 결속을 더욱 강화할 상징적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가디언은 이번 사건을 "미국 사회 내 정치적 분열이 실제 폭력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증오가 미국 사회 전반의 긴장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여야 정치인들이 이번 총격 사건을 정치 폭력으로 규탄했다고 전하며,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했다. 기술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일부 극우 인플루언서들이 커크의 죽음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지지층 결집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정치적 극단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브루킹스연구소 대럴 웨스트 선임연구원은 "커크의 죽음은 미국 우파 내 결속을 강화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알리 혹실드 교수는 "보수층이 느끼는 소외감과 위기감이 이번 사건을 통해 더욱 증폭돼 정치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총격으로 그의 최근 방한 행보도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사망 불과 닷새 전인 지난 5일 한국을 방문해 '빌드업 코리아 2025' 행사장에 이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그는 젊은 세대의 보수화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며 한국 청년 보수층의 행동을 촉구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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