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청소년사업 예산 삭감. 체험활동 위축, 안타까워"
"10대, 공부도 좋지만 인성·리더십·문제해결 능력키우는 게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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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부사령관 출신 김현집 예비역 대장은 한국청소년연맹 총재 자리를 제안받고 잠시 고민했으나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벌룬티어(Volunteer·자원봉사) 정신으로 총재가 '무보수'로 일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취임 이후 6개월 동안 우리 청소년들만 생각하고 살았다는 김 총재. 그는 자신이 직접 겪어 본 20대 청년 처럼 10대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도 끄떡없다며 군 시절을 회고했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2018년 연천 포격도발 사건이 터졌을 때 20대 청년들의 진심을 알았어요. 기성세대의 걱정과는 달리 대한민국 안보가 위태로운 그 당시 수백명의 장병들이 스스로 전역을 연기하겠다고 나섰을 때, 그들의 애국심에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10대의 미래도 자신합니다." 그가 본 우리의 10~20대는 기성세대가 모든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그들은 일단 마음만 먹으면 죽기 살기로 뛰어드는 강점이 있다고 했다.
취임 해보니 청소년연맹의 여러 가지 어려운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적자원 부족,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청소년운동 위축, 청소년사업 예산 대폭 삭감으로 인한 대외 체험 및 공동체 활동 폐지 등 몇 가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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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들어선 이재명 정부가 내년 정부 예산에 일정 부분을 복원하고 2027년까지 100% 복원한다고 약속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정부만 바라보지 않고 직접 청소년예산을 유치하기 위해 '영업사원'으로서 몇개의 기업 사회공헌팀과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조만간 성과를 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갖게 했다. 기업으로서도 미래의 고객인 청소년을 미리 확보하고 ESG 경영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윈윈 게임'이라고 했다.
'우리의 얼을 찾아 가꾼다'는 행동강령이 독특해 물었더니 스카우트나 적십자 RCY 같은 해외에서 들어 온 청소년운동과는 다른 청소년연맹만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에 청소년전통문화경연, 효·풍물교실,코리아문화탐방 등의 활동을 하다 보면 그들에게서 제2의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과 같은 창의적인 전통 K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아이들을 학원(사교육)에서 해방시켜야 우리의 미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총재는 "영어, 수학 등을 잘해 좋은 대학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100세 인생을 보람있게 살아가려면 협동·의사소통 능력·리더십·문제해결 능력 등 비인지 능력(Soft Skill)을 키워야 하는데,이는 청소년기에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생의 '코어 근육'이 길러진다"며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 등 초선진국은 이미 대학입시 때 학업성적보다 면접, 면접 시 청소년기의 다양한 경험을 우선해 선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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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재는 2014년부터 생활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도 연맹에서 적극적으로 케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외계층 아동은 물론 두려움으로 사회 진출하는 시설퇴소 청년(자립준비 청년) 등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함께하기 위해 '희망사과나무' 공헌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그룹홈과 미혼모 자립지원에도 공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화 도중 한국의 청소년 자살율이 OECD 1위라고 걱정했더니 연맹이 꾸리고 있는 '청소년마음연구소'를 소개하며 생명존중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통계를 보면 학교폭력 등으로 인한 자해나 자살 시도 등은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병원과의 협력 등을 통해 청소년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 온 우리 연맹이 긴급일시보호(치유)센터를 열고 싶다"고 희망하기도 했다.
또 선생님들이 수업이외에 행정업무가 많다 보니 청소년활동에 대해 신경쓰기가 쉽지않다며 선진국 처럼 청소년 지도교사나 사회복지 전담교사를 둬 이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소년활동 지도교사에 대한 가산점 등 인사우대,학생들의 자율적인 동아리·봉사진로 활동 등을 내신에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정부에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청소년기에는 본연의 학업 이외에도 각종 인성·체험·교류 활동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이 분야에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집중해야한다. 이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R&D 예산을 지속 투자해야 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총재는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줄곧 군에서 재직했다. 전략적 식견으로 합동작전에 정통한 전문가로 제3 야전군에서 최고 주요보직인 작전과장을 맡기도 했다. 장군 진급 이후 작전통의 주요보직인 △합참 작전부장 △국방정보본부장 △합참 차장을 거쳤다.대장 승진이후 3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부사령관을 지냈다.군 내부에서는 부하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소통의 리더십을 갖춰 따르는 후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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