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전문가 “기온 상승이 낙뢰 증가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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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4일 일본 기상청의 지난 50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쿄와 오사카 등 주요 11개 도시에서 천둥이 관측된 일수가 과거 25년(1974~1998년) 연평균 180일에서 이후 25년(1999~2023년)에는 209일로 늘어 약 16% 증가했다고 전했다.
최근 사례에서도 이런 변화가 드러난다.
지난 11일 도쿄 인근에서는 짧은 시간 쏟아진 폭우와 함께 낙뢰가 집중돼 1만 가구가 정전됐고, 도쿄도 다치카와시의 주택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하네다 공항 활주로 일부가 벗겨져 항공편 결항으로 이어졌는데, 낙뢰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4월 나라시에서는 중고생 6명이 번개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는다.
규슈대학 응용역학연구소 미치바타 다쿠로 교수는 "기온이 오르면 낙뢰를 일으키는 적란운이 발달하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즉, 기후 변화가 일상적인 기상 재해의 양상 자체를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비용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낙뢰로 인한 건물 피해와 가전제품 고장 등이 늘어나면서 2022년 보험금 지급액은 147억 엔(약 1387억 원)에 달해 2009년의 6배를 넘었다. 민간 기상업체 프랭클린 재팬은 낙뢰 피해 입증에 필요한 '낙뢰 증명서' 발급 건수가 2024년에 약 20,000 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번개는 흔히 순간적 자연현상으로 여겨지지만, 이제는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위험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극단적 기상 현상이 더 잦아지고 피해 규모가 커지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기후 대응 정책과 사회적 대비가 왜 시급한지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