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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활황에도 소비 위축…경기 회복 시험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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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21. 12:02

금리 인하 효과 가계·기업엔 시간차
낙관론과 체감 경기의 간극 커져
장바구니 가득한 쇼핑 풍경
챗GPT가 생성한 관련 이미지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미국 증시가 상승세지만 실물 경기 전반에는 불안 신호가 감지된다. 특히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계 소비지출이 둔화하면서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저소득층 가계가 물가와 주거비 부담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시장 둔화로 임금 상승 속도가 꺾인 데다, 집세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소비 여력이 줄었다. 하위 20% 계층은 소득의 40%를 주거비에 쓰고 있어 다른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휘발유와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각각 13.8%와 6.2% 상승했다. 8월 식료품 물가도 전월 대비 0.6% 상승하면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도 소비 습관을 바꾸고 있다. 할인 매장을 찾고 큰 지출은 신중하게 계획한다. 이는 단순한 지출 축소라기보다 소비의 재조정에 가깝다. 필수품 위주로 지출을 옮기면서 명품 등 선택적 소비는 위축됐지만 생활 기반 소비는 이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경기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고소득층은 소비를 유지하고 있다. 연 소득 25만 달러 이상 상위 10% 계층의 소비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이는 2년 전 같은 기간의 45.8%에서 3.5%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경기 하강 속도에 제동을 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전체 소비 위축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은 소비 흐름을 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펩시코와 킴벌리 클라크는 실적 전망을 낮췄지만 제품 라인업 조정과 가격 전략 재검토 등으로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외식 업체들도 소비 위축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고객 유입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가져오는 효과가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에서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증시는 유동성 확대를 곧바로 반영해 상승세를 보이지만, 가계 지출이나 기업 투자 같은 실물 부문에는 이러한 정책 변화가 체감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간극을 얼마나 빨리 좁히느냐가 향후 경기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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