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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2019년 일본 오사카 G20 이후 6년 만이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 또한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에 미·중 정상이 한국을 동시에 방문하게 됐다. 이 자체만으로도 한국이 미·중 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립지대'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게 분명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초강대국 사이의 '가교(Bridge)' 역할을 구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이달 초 중국에서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선 것처럼 한·미·중 정상이 한자리에 섬으로써 3국 우의를 과시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 간 통화를 통해 한국에서의 정상회담 등에 합의한 후 "생산적"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건설적"이라고 말해 최근 양국 간에 심화하고 있는 전략 경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있다. 다만 시 주석이 "미국 측이 일방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에 비춰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 의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중 양국 간 무역 협상을 지렛대 삼아 교착 상태에 빠진 관세협정의 돌파구 마련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는 각국 정상과 글로벌 CEO들에게 한국의 경제적 매력과 투자 환경을 적극 홍보해 투자 유치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중 정상회담과 함께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이슈를 전면에 올려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지지 확보에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최근 '적대적 두 국가'를 내세우면 '평화 통일 포기' 노선에 대한 중국 등의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해 미·중 공조와 APEC 회원국의 지지가 절실한 이유다.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실질적 결과 문서로 '경주 선언'을 반드시 채택해 공동 번영의 중요성을 북한에 알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