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맨 왼쪽)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
똘마니는 범죄 집단 등 조직에서 부하 또는 하위 조직원을 속되게 이르는 비속어이다. 한 나라의 국정을 최상단에서 책임지고 있는 여야 대표가 서로를 비난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불쾌감과 불신을 조장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 주권이 고작 범죄 집단 하수인들에게 위임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야 극한 대립 책임은 우선 여당인 민주당이 '내란 프레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데 있다. 다수당의 힘을 바탕으로 개혁을 내세우며 각종 입법을 밀어붙이고, 야당인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으로까지 몰아붙이며 철저히 배제하는 등 협치를 사실상 방기하고 있는 셈이다. 정 대표가 최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내란' 26번, '청산' 19번을 언급하면서 '협치·통합'이란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 대표 연설은 이재명 대통령 앞에서 여야 대표가 악수하며 협치에 대한 기대감을 준 지 하루 만이어서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민주당은 여야 원내대표의 '3대 특검법' 합의를 당내 강경파의 압박으로 하루 만에 파기하기도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무기력'한 모습이다. 각종 현안에 대해 정치력을 보이기보다는 소수 여당의 한계와 리더십 부재, 강온 내부 갈등 등이 겹치면서 필리버스터를 통한 법안처리 지연 외에는 뚜렷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결국 약 5년8개월 만에 장외집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당의 사법부 때리기가 '조희대·한덕수 회동 의혹'이라는 근거 없는 폭로로 이어지면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야 극한 대립이 계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협치는 여야가 서로를 대화상대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하지만 여야는 계엄 이후 더욱 정파적이고 적대적인 사고방식, 당 내외 강경파들을 의식한 대립 노선 등으로 서로를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민생 불안과 사회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야는 실질적인 민생 현안 해결과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협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