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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EU, CEPA 최종 합의…미·중 갈등 속 수출 다변화 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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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9. 23. 16:08

9년 이어진 협상에 마침표 찍어
성장 동력 확보·산업 파급효과
INDONESIA-EU-TRADE-AGREEMENT
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왼쪽)과 마로슈 셰프초비치 EU(유럽연합) 통상집행위원이 인도네시아-유럽연합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서명 문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와 유럽연합(EU)이 23일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최종 합의하며 9년간 이어진 협상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협정 발효 후 인도네시아의 대(對) EU 수출품 가운데 80%의 관세가 1~2년 내에 철폐될 예정으로, 자원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대외 교역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아일란가 경제조정장관은 발리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인도네시아와 EU는 7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거대 블록"이라며 "그 잠재력은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의 EU 수출 규모는 전체의 7%로, 국가·지역별 5위에 해당한다. 주요 수출 품목은 팜오일, 구리광석, 고무제품 등으로, CEPA 발효 후 3년간 대EU 수출은 58% 증가하고 GDP 성장률을 0.19%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는 정부 전망이 나왔다.

이번 합의의 배경에는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 관세를 부과하며 교역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특정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다변화를 서두를 필요성이 높아졌다. EU 역시 인도네시아와의 교역 확대를 통해 아세안 내 입지를 강화하고, 중국 견제 효과를 노리는 전략적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CEPA가 단순한 관세 인하를 넘어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자원 중심의 수출 구조가 여전히 강한 인도네시아가 EU와의 협정을 통해 부가가치 높은 가공·제조업 진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EU 시장은 환경·지속가능성 기준이 엄격한 만큼,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국제 표준을 맞추며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는 지난 7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브뤼셀에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한 이후 구체적 조율을 거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앞으로는 협정 발효와 이행 과정에서 농업·환경 규제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 조율이 남은 과제로 지적된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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