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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화스테이블코인, 외환위기 불안 해법이자 국제 통화 도약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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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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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한국디지털자산평가인증 전문위원
한·미 간 관세 협상과 대규모 대미 투자 논의는 한국의 외환 수급 불안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무제한 통화 스왑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 외환 보유고 부담을 줄이고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며, 원화를 국제 통화로 격상시키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금융 정책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전략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관세와 환율의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 경제의 '안정판'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한·미 관세 협상에서 거론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무제한 통화 스왑 요구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외환 수급 불안을 여실히 보여준다. 글로벌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기업들은 관세 장벽으로 인한 시장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인 협상 과정에서 안정적인 외환 정책을 유지하고 국제 경쟁력을 지키려면, 외환 보유고 확대나 스왑 협상에만 의존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바로 이 시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K-WON) 제도의 도입이 전략적으로 부각된다.

첫째, 외환 보유고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한국은 약 4000억 달러의 외환 보유고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 감소와 글로벌 긴축 기조가 맞물리면 이 자산이 빠르게 소진될 위험이 있다. 보유고를 지키기 위해 국채 발행이나 단기 차입에 의존하다 보면 국가 신용도와 환율 안정성에 부담이 커진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가치를 담보한 디지털 자산을 글로벌 결제망과 연동함으로써 외환 보유고의 일부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 해외 투자자와 기업이 달러를 거치지 않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무역·투자 대금을 정산한다면, 한국은 외환 유출 압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둘째, 환율 안정 기능을 강화한다. 현재 원화 환율은 글로벌 달러 수급과 외부 변수에 과도하게 민감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투명한 준비금 관리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유통을 통해 원화의 신뢰도를 높인다. 원화의 국제 결제 활용도가 확대될수록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이 줄어들며, 이는 한국 기업의 대외 거래 안정성으로 이어진다. 특히 무역 적자나 해외 투자 급증으로 환율 압력이 커질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수요를 직접 줄여 안정판 역할을 한다.

셋째, 원화의 국제 통화 위상을 제고한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는 이미 국제 결제 시장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원화는 경제 규모에 비해 국제적 위상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금융망의 제약을 넘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인프라와 직접 연결될 수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이 제도는 신흥국, 중동, 동남아 시장에서 디지털 무역 결제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제 편의성을 넘어 원화가 국제 신뢰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된다.

마지막으로, 국부 창출과 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외환 관리 비용을 줄이고 환율 리스크를 낮추며 국제 자본 유입 경로를 다변화함으로써 국부 증대에 기여한다. 금융 당국이 이를 제도권에 조기 안착시킨다면, 한국은 글로벌 디지털 화폐 경쟁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제2의 외환 위기'에 대한 예방책이자, 통화 주권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정립하는 전략이다.

지금 한국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기존처럼 외환 보유고를 늘리며 통화 스왑에만 의존할 것인지, 아니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통해 외환 체계를 혁신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관세와 환율의 불확실성 속에서 후자의 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조속한 도입은 단순한 금융 정책이 아니라, 한국이 글로벌 무역 질서와 디지털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외부 변수에 휘말리는 '환율 종속국'이 되어서는 안 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의 조기 도입은 외환 보유고 부담을 줄이고 환율을 안정시키며, 원화를 국제 통화로 격상시키는 가장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해법이다. 이제 결단의 시점이다.

/이영하 한국디지털자산평가인증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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