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의료 취약지에 10년간 복무
지역의료 격차 해소위해 인력 강화
직업선택·거주이전 자유 침해 논란
"의견수렴 통해 현장 혼선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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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역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동시에 공공의료 역량을 키우기 위한 주요 정책으로 지역의사제를 낙점, 이를 전개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신입생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 이들이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의료 취약지에서 10년 동안 의무 복무를 하게 하는 제도다. 제도에서는 정부가 선발 학생에게 학비 등을 지원한다.
앞서 당정은 지역의사 양성법을 필수의료 특별법과 함께 224개 중점법안에 포함, 이달 시작된 정기국회 기간 내에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관련 법안은 여당 소속인 강선우 의원과 김원이 의원이 각각 한 건씩 대표발의를 한 상태다. 지난달 중순에는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2028학년도 의대 입학생 선발 때부터 지역의사제를 시행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처음 맞이한 정기국회에서부터 지역의사제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자 의료계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에서 일정 기간 동안 의사 인력을 의무 복무케 하는 점이 헌법에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다. 또 공중보건장학제도 등 과거 시행된 유사 제도가 지원자 미달로 실패한 사례가 있는데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내용으로는 현장의 혼선이 우려되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정부는 입학 때부터 학생에게 지원 사항과 의무 복무에 대한 내용을 인지하게 해 법률적 판단으로 위헌의 소지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또 국회에서 빠른 시일 내 지역의사제법에 대한 입법 공청회를 거친 후 현재 발의된 법안을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해당 제도가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해 준비되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두루 듣기 위함이다.
정부가 지역의사제의 조속한 시행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준비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현장의 혼선과 우려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현재 정부에서 지역의사제도에 대한 설계도나 세부적인 설명 등을 제시하지 않아 제도의 목적성, 대상 등이 불분명하게 다가오고 있다. 예를 들어 1차 의료에서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는 것인지, 대학병원 교수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는 이를 양성하는 것인지 정부의 이야기로만 의료계가 파악할 수 없다"며 "향후 관련 법안이나 제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공청회나 간담회를 통해 의료계의 우려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책을 실행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