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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리자 원전 나흘째 전력 차단…러·우크라 외교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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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28. 09:56

IAEA “비상 발전기로 최대 20일 버틸 수 있어”
우크라 “러시아가 의도적 위기 조성” 주장
화면 캡처 2025-09-28 094335
4일째 외부전력공급 끊긴 자포리자 원전. /로이터 연합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이 나흘째 외부 전력 공급이 끊긴 채 비상 발전기에 의존해 가동하고 있다.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가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면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오후부터 외부 전력이 차단돼 현재 비상 발전기 18기 가운데 7기를 가동 중이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안드리 시비하는 27일 "러시아의 행동으로 전력이 4일째 끊겼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 점령 이후 총 9차례 전력 차단 사태를 겪었지만, 이번처럼 나흘 연속 공급이 끊긴 것은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소식통은 "발전소 인근 러시아 송전선이 훼손된 것이 원인"이라며 "이 송전선은 유일한 외부 전력 공급원이었다"고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 운영사로부터 "비상 발전기로 최대 20일간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시행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자포리자 원전이 외부 전력 없이 버틸 수 있는 한계는 72시간이었다며, 이번 사태가 '전례 없는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외부 전력 복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지만 진전을 얻지 못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군 폭격으로 복구가 지연됐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발전소 주변을 공격한 적이 없다"며 맞섰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원전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기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러시아가 새 송전선을 점령지 경유로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원전을 협상 카드로 삼으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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