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거품·양극화 경고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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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올해 2분기 미국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집계됐다고 연방준비제도(Fed) 자료를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직간접 투자, 뮤추얼펀드, 퇴직연금 등을 합산한 수치로, 1990년대 말 닷컴버블 정점을 넘어선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미국 주식 보유 비중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증시 랠리는 미국 주요 기업의 주가 급등이 이끈 결과다. S&P500 지수는 연저점이었던 4월 이후 33% 상승했고, 연초 대비로도 13% 올랐다. 주식형 퇴직연금인 '401K'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 늘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존 히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비중이 닷컴버블 당시를 넘어선 것은 면밀히 살펴야 할 적신호"라며 "단기 추가 수익은 가능하겠지만 현 수준은 불안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로브 앤더슨 네드데이비스리서치 전략가도 "역사적으로 주식 비중이 최고치일 때는 경기 하강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상승세가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구글·아마존·애플·메타·MS·엔비디아·테슬라 등 소수 대형 기술주의 성과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S&P500의 최근 상승분 중 41%를 이들 7개사가 차지했고, 현재 전체 시가총액의 34%를 점유한다.
주식 시장 호황이 'K자형 경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부유층은 자산 가치 상승의 수혜를 보지만, 대다수 근로자들은 임금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 분석에 따르면 상위 10% 고소득층이 2분기 소비지출의 49%를 차지해 198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케빈 고든 찰스슈왑 수석 전략가는 "주가 상승은 소비를 늘릴 수 있지만, 반대로 폭락 시엔 지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극단적 쏠림 구조는 가계와 시장 모두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