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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놀이터...‘잘’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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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5. 10. 01. 13:47

[인터뷰] 유철상 상상콘텐츠그룹 대표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 주막·카페·전시·강연 한곳에
"잘 놀고 즐거운 모습에 보람, 지역사회에도 보답"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가 서울 동대문구 카페상상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박성일 기자
"커피 마시고 음악 들으면서 책 읽고, 전시 보고 강연 듣다가 또 술도 마시고, 어른들이니까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가면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다. 주막과 카페, 무대, 전시·강연장 등이 모여있는 곳인데 아기자기한 장식과 레트로 감성의 분위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어른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술과 문화예술 활동을 결합해 각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다.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를 만든 유철상 상상콘텐츠그룹 대표는 "그냥 노는 것보다는 좀 잘 놀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15년 넘게 출판과 여행을 접목한 콘텐츠를 개발해온 기업인으로서 한국여행작가협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유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놀이터 이름이 재미있다. 어른이란?

"사실 시작은 술이었다. 어른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이 술이 아닐까. 저도 원래 술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 동네에 유명한 양조장이 있었는데 할아버지 심부름으로 막걸리를 주전자에 받아오면서 살짝 맛보곤 했다. 그 맛이 아직도 기억난다. 어른들은 말그대로 성인이라는 뜻을 담았다. 20대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를 포함한다. 놀이터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한 공간에서 술도 한잔 하면서 전시도 보고 강연도 듣고 음악도 듣고 책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담스럽지 않게 들러서 놀면 된다. 어른들이 다양하게 즐기는 곳이란 의미로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라고 했다."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가 서울 동대문구 상상주막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박성일 기자
-어떻게 만들어졌나?

"주막부터 시작했다. 2009년 상상출판을 창업했는데 사무실 건물 1층에 막걸리 학교가 있었던 것이 술 빚는 법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그러다가 전북 고창이 고향인 사람으로서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저희 집이 복분자 농사를 지어서 복분자가 맛있다는 것을 안다. 다만 복분자는 가시가 많아서 작업이 까다롭다. 저온 숙성하는 것도 중요했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복분자 와인을 완성했다. 블랙베리 와인이라고 상표도 내고 세상에 내놓으니 반응이 괜찮았다. 술을 찾는 사람이 생기면서 고객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해 상상주막을 만들었다. 여기에 카페상상과 강의실을 연결하면 하나의 놀이 공간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가 탄생했다."

-놀이터에서 무엇을 하고 놀면 될까?

"주막은 여러 종류의 술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콘센트가 명확한 공간이다. 강의실에서는 캘리그래피·사진 전시회, 작가와의 만남, 인문학 콘서트, 출판기념회 등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카페 공간에는 커피를 마시며 책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 사진 스폿도 특색있게 꾸몄다. 카페 1층 무대에서는 음악을 신청해 들을 수 있다. 특징이라면 레트로 감성이다. 음향시설은 새 물건을 사지 않았다. 밤이 되면 분위기가 좋다는 분들이 많다. 사실 이곳에 새 건물을 지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자연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건물을 그대로 쓰면서 꾸며가기로 했다. 손님들이 좋아해주시는 것을 보니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독서와 강연, 놀이로는 조금 무거울 수 있는데?

"노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강연장과 카페, 무대, 주막이 연결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놀이와 연결된다. 손님들이 강연이 끝났는데도 집에 돌아가시지 않고 주막에 가서 몇 시간 동안이나 그날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매우 즐거워 보였다. 취미가 그렇게 심화되고 서로 간의 장벽이 무너지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특강은 릴레이 특강을 한다. 천안, 평택 등 지방에서 일부러 찾아오실 정도로 반응이 좋다. 막걸리 만들기와 와인 테이스팅도 시도하고 있다. 요즘은 직장 생활 등 평소의 일상과는 다른 나의 모습을 찾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 취미에 많은 투자를 한다. 취미로부터 얻는 재미와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정식 오픈했는데 젊은 분들도 많이 늘었다. 책방에는 여성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희귀본 시집들도 있다. 다양한 놀이 방법이 있고 또 연결시킨 것이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다."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가 서울 동대문구 카페상상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박성일 기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손해보는 것 아닌가?

"놀러 와서 가격 때문에 기분 나빠지면 안 되지 않나. 철칙을 세웠는데 양은 많이 주고 가격은 비싸게 받지 말자는 것이었다. 동네 분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다. 학생 때 동대문과 인연을 맺은 지 벌써 25년이 됐고 여기서 창업도 했다. 이제 토박이라고 할 수 있다. 동네 분들이 와서 친구 모임을 갖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많은 분들이 편하게 찾아왔으면 한다. 식음의 경우 본질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커피 원두는 매일 로스팅을 하고 있다. 음료에 첨가물은 넣지 않고 블루베리나 망고 등도 그대로 갈아서 나간다. 주막 주방장님은 앙념 베이스 음식을 잘하시는데 제육볶음 같은 평범한 음식이 오히려 무기다."

-어떻게 운영해 나가고자 하는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좀더 많이 만들 계획이다. 야장도 있는데 막걸리 파티, 와인 파티 등 규칙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인문학 특강과 같은 강의도 더 많은 강연자들을 초청해 늘려갈 계획이다. 여행 사진 작가들의 전시도 반응이 좋은데 여행 이야기도 많이 해보고 싶다.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억지로 꾸미기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이어나가고 싶다.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 맛있게 먹고 마실 수 있는 공간을 계속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가 서울 동대문구 카페상상의 포토스폿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박성일 기자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
카페상상 포토스폿. / 박성일 기자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
카페상상 책방. / 박성일 기자
유철상 상상콘텐츠 대표
카페상상 1층 공간. / 박성일 기자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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