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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믹스 성공 위해선…“재생·원전·송전망 보완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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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5. 10. 09. 06:00

AI·데이터센터, 수도권 전력망 압박 현실화
차세대 원전 기술 지연, 정책 로드맵 필요
송전망 신기술 투자, 지역 불균형 해소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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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기후산업박람회 풍력터빈 전시부스./정순영 기자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전략산업의 급속한 확장은 국내 전력 수급 체계에 새로운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중소 도시 전체와 맞먹는 수준으로, 수도권 전력망의 한계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행 재생에너지 확대 중심 정책만으로는 안정적 전력 공급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9일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에너지믹스 성공을 위해 원전과 송전망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지방에 집중되어 있고 수도권 전력 수요는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지역 불균형이 심각하다.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신기술 도입과 국가 차원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력 수요와 공급의 지역적 균형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될 경우 계통 불안정이 심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호남이나 제주처럼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이 많은 지역에 분산 배치하면 수도권 전력망 부담을 줄이고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차세대 원전 기술 상용화 역시 에너지믹스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소형모듈원전(SMR) 등 신형 원전은 안전성이 높고 부지 제약이 적어 대규모 전력 수요처 근처 설치가 가능하다. SMR은 설계와 건설, 시운전 과정에서 안전성과 경제성이 검증됐음에도 정책적 불확실성과 제도 정비 지연으로 국내 도입 속도가 더디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에서는 일부 국가가 2027년부터 SMR 상용 전력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송전망 강화는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도 계통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전체 에너지믹스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 원전이 안정적 기저 전력을 제공하고 송전망이 이를 전국적으로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루 전력 수요는 최대 수십 기가와트(GW) 단위로 요동치고 있으며, 계통 불안정 발생 시 수도권 산업용 전력 공급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정책 우선순위와 기술 발전 방향을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 중심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송전망, 차세대 원전 기술 도입 등 핵심 기술을 실현 가능한 단계로 구체화해야 산업계와 연구기관이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결국 에너지믹스 성공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확대 여부로 결정되지 않는다. AI 등 전략산업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하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실적 실행 계획 중심의 정책 전환과 기술 투자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상적 비전에서 벗어나 현실적 실행 계획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재설계하는 것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지방에 몰려 있는데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하면 재생에너지 확대가 오히려 계통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안정적으로 이송하려면 HVDC 같은 송전망 신기술이 필요하다. 기존 교류 송전망만으로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연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송전망은 국가 산업의 혈관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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