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코리안 빅리거 3인 결산] 김혜성의 ‘미국 가을야구’는 계속된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10010001832

글자크기

닫기

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10. 10. 14:49

첫 출발은 마이너리그 시작
5월초 빅리그 콜업후 활약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부터
월드시리즈 우승반지 도전
clip20251010144601
9일(현지시간) LA다저스 김혜성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끝내기 득점을 올리는 모습. /AP·연합
2025시즌을 앞두고 김혜성이 LA다저스에 입단하자 팬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오타니 쇼헤이, 맥스 먼시, 토미 현수 에드먼 등 슈퍼스타가 즐비한 LA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이나 될 수 있겠느냐는 시선이었다. 하지만 김혜성은 5월 초부터 다저스에서 내야 백업 자원으로 살아남았고, 제한적인 기회 속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을 마친 김혜성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MLB) 포스트시즌 출전 명단에도 포함돼 첫해부터 가을야구를 정주행하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출전 기회를 잡진 못했지만, 9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 첫 대주자로 나와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김혜성은 이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출격 대기한다.

◇첫 출발은 마이너리그… 5월초 빅리그 콜업 후 활약
김혜성은 2025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당초 LA에인절스가 주전 내야수를 보장했지만, 김혜성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김혜성은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폼 수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다.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출발한 김혜성의 성적은 28경기 타율 0.252, 5홈런, 19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8이었다.

점차 타격감을 끌어올린 김혜성은 5월초 기회를 잡았다.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을 입고 전열에서 빠졌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콜업 후 첫 선발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주로 우투수 상대로 출전하며 '플래툰 타자'로 나섰지만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특히 5월 한 달간 기록은 타율 0.422, OPS 1.000으로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6월 이후 주전 선수들의 부상 복귀로 출전 기회가 점점 더 줄어들었고, 타격감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8월엔 어깨 부상을 감추고 뛰면서 타격감이 수직 하락하기도 했다. 당시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꾸짖으며 "이번 기회에 배운 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상을 절대 숨기고 뛰어선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김혜성은 부상을 입기 전 9월 초까지 3할 타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wRC+(조정득점생산력) 95로 세부지표에선 평균 이하였고, 출루율(0.314)과 장타율(0.385)도 높지 않았다. 생산적인 타격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표다. 인플레이 타구 비율을 나타내는 BABIP도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이는 김혜성의 타율 등 공격 지표가 예상보다 더 좋게 나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8월 부상 이후 김혜성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르고 빅리그에 복귀했지만, 이전 만큼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다저스의 지구 우승 확정 뒤 김혜성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최종 성적은 71경기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 0.699다.
clip20251010144750
LA다저스의 김혜성. /연합
◇빅리그 진출 첫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낄 수 있을까
김혜성은 주 포지션인 2루수는 물론 유격수와 3루수까지 볼 수 있는 내야 유틸리티로 빅리그 도전 첫해 자리를 잡았다. 중견수로도 출전하며 내외야를 아우르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도 입증했다. 특히 14번의 도루 시도 중 13번을 성공했다. 빠른 주루 능력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대주자로 활용 가치도 높였다.

다만 KBO 리그 시절의 타격 성적과 비교해 장타력과 생산성이 떨어졌고, 특히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에 대한 적응 시간도 더 필요해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저스의 두터운 선수층으로 출전 기회 자체가 적어 시즌 내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빠르게 타격 폼을 수정해 빅리그 첫해에 플래툰 타자로서 자리를 잡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팀의 우승에 기여할 가능성도 보여줬다. KBO 리그 출신 선수로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는 드라마틱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천현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