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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유럽 시장의 엄격한 식품 규제와 소비자 취향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품 성분을 각국 규정에 맞춰 조정하고 매운맛·소스 배합 등 맛의 강도를 현지화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고 13일 밝혔다. 고추장은 매운맛을 완화한 제품을, 김치류는 현지 채소나 허브를 일부 도입한 제품을 선보이는 식이다. 이러한 대응 전략은 유럽 법인 매출 성장으로 연결됐고, 유럽 대형 유통사와의 협의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실제로 대상의 올해 상반기 유럽 지역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46% 증가한 1685억8600만원을 기록했다. 성분 조정과 유럽 현지 입맛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 개발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지화 전략의 핵심은 내년 준공 예정인 폴란드 김치공장이다. 대상의 11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폴란드 크라쿠프에 짓고 있는 이 공장은 총 150억원이 투자된 대규모 시설이다. 미국과 중국,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 해외 김치공장이며 유럽에 지어지는 첫 김치 공장인 것이 특징이다. 유럽연합(EU) 내 지리적 중심에 자리 잡아 관세 혜택과 물류 비용·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평가된다.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최대 3000톤(t) 규모의 김치 생산이 가능해 유럽 내 판매분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상은 2030년까지 생산량을 확대하며 김치뿐 아니라 장류 제품의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최근 현지 수요와 바이어 관심도가 증가하며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대상은 지난 4~8일 독일 쾰른에서 열린 식품박람회 '아누가 2025'에서 30여개국 바이어와 300건의 상담을 진행하며 유럽 시장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박람회 기간 대상 부스 방문자는 하루 최대 3000명을 기록했으며 현장에서 현지 생산 맛김치와 고추장·고추장 소스 제품에 대한 문의가 집중됐다. 회사 측은 행사에서 이뤄진 논의가 향후 유럽 대형 유통망 입점과 공급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아누가 2025 참가와 폴란드 공장 준공은 유럽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현지화된 제품 개발과 생산기지 확대로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