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화제…"이야기에 적합한 방식, 그 자체가 목적 아냐"
"작품 선택 안 까다롭지만, '맞춤 배역'이란 말은 믿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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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그는 담담한 어조로 "예매율보다는 현장 판매율이 높고 무대인사를 다니다 보면 중장년층 관객들이 많다는 게 이채롭더라"면서 "연출자인 연상호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모두의 진심이 통했고, 무엇보다 좋은 입소문의 덕을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 초면 환갑을 맞이하는 연기 경력 35년의 중견 배우답게 이번 작품에 쏟아진 평단과 관객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신중함도 엿보였다. "'얼굴'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관심에는 한국 영화계의 위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깔려있는 것 같아요. 다만 '저예산을 너무 앞세운다'란 일부의 시선과 관련해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예산은 요즘의 산업적 환경에서 쉽계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내용의 이 영화를 만드는데 가장 적합한 제작 방식이었을 뿐, 그 자체가 목적이나 홍보의 주된 수단은 아니었어요. 또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제 출연료를 궁금해 하시는데, 받을 만큼 충분히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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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과 연 감독의 숨은 '페르소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러 작품을 두 감독과 함께 하면서도 해마다 2~3편 이상씩 드라마 출연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 부지런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저는 연기가 직업인 사회인이죠. 연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배우로 계속 밥벌이를 하며 살아가는 건 쉽지 않기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수가 늘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 것처럼, 웬만해서는 다 출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출연 제의를 단호하게 거절하는 경우도 간혹 있어요. '이 배역은 권해효 씨를 위한 것입니다' 식의 말을 들으면 마음속으로 바로 결정하죠. '출연하지 말아야겠다'고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