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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넘어 신약 도전장… 차세대 ADC로 새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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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5. 10. 15. 17:47

[K바이오, 신약승부] 2. 셀트리온
항체분야 노하우로 '바이오베터' 개발
1조 투자… 13개 후보물질 임상 추진
2030년까지 매출 비중 40% 드라이브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한 셀트리온이 신약 개발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20여 년간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축적한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위험·고비용 사업인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로 여전히 한 해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성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 신약 개발은 이러한 국면을 타개하고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신약개발을 주도하는 인물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대표다. 2021년까지 제품개발부문장으로 활동하며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R&D(연구개발) 및 허가를 이끈 바 있다. 서진석 대표는 서정진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어 신약 개발의 성과가 그룹의 차기 리더십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사업 과정에서 쌓은 항체 연구 기술과 생산 플랫폼을 기반으로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ADC는 기존 항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 암세포를 정밀 타기팅하는 차세대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8년까지 13개 신약 후보물질의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해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40%를 신약에서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자신감의 기반 중 하나는 자금력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판매로만 3조12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4년 말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019억원에 달한다. 이에 외부 자금 조달 없이도 자체적인 초기 임상 진행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다. 특히 셀트리온이 목표로 하고 있는 ADC 신약의 경우 단일항체 신약보다 더 많은 개발 자금이 필요해 자금력이 곧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 기간 약 10년간 1조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오랜 기간 항체 분야에서 쌓은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ADC는 항체와 링커(linker), 독성 약물(payload)을 결합하는 약물로 항체의 성능과 안전성, 구조 제어 기술 등이 중요하다. 셀트리온은 그간의 노하우를 활용해 고효능 페이로드와 정교한 링커 기술을 적용한 ADC를 개발하고 있다. 하나의 항체가 여러 항체를 동시에 인식해 표적에 대한 정확도를 높인 다중항체 신약 개발도 진행 중이다. 다만 ADC 신약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항체의약품의 효과나 안전성 등을 개선한 '바이오베터' 개발을 목표로 한다. 현재 가장 앞서 있는 파이프라인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T-P70로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IND를 승인받고 임상1상에 진입했다.

ADC는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속도전이 중요하다. 이에 같은 타깃의 ADC를 개발 중인 경쟁사들 대비 얼마나 빠른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글로벌 항암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 세계에서 9개의 ADC가 승인되고, 임상 개시 건수는 연평균 32% 증가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ADC 개발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다. 기술 소유보다는 실행력·확장성이 중요해졌다"며 "향후 ADC 개발의 성패는 실행력, 속도, 자금력, 인사이트가 좌우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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