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합 |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19일 "부동산 보유세를 갖고 부동산 폭등을 막겠다는 것은 사실상 어설픈 정책"이라며 "보유세 인상 등 세제로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정책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민주당 일각에서 보유세는 올리고 거래세는 내리는 주택 세제개편이 논의되자 세금카드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진성준 의원은 지난 17일 "취득·등록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주택 보유수와 관계없이 보유주택 총가격 기준으로 세제를 누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다주택자 중과세를 피해 서울 강남 등 이른바 '똘똘한 한채'에 투자하려는 현상이 뚜렷해지자 고가주택일수록 종부세 부과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실제 정부는 종부세율 인상과 함께 종부세 현실화율 또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 당시 80%에서 60%(1주택자 기준)로 내렸던 공정비율을 다시 80%로 원상 복구하고, 현재 시세 대비 69%(공동주택)선인 공시가 현실화율을 인상하는 것만으로도 보유세 부담이 상당폭 커질 수 있다.
문제는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도 고가주택이라는 이유로 종부세를 강화하면 소득이 적은 노년층을 중심으로 조세저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인상된 세금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면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지는 부작용도 불거질 수 있다. 실제 개혁신당에 따르면 2000~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2개국을 분석한 결과, 주택보유세를 100만원 올리면 월세가 평균 6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부동산 보유세와 관련해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 안 나왔다"며 신중론을 편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전 최고위원은 "세금으로 시장을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공급확대를 통해 내집마련 수요를 충족하는 정책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올바른 견해다. 때마침 당정이 연내 서울을 중심으로 연도별·자치구별 세부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하는 후속 공급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당정은 서울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지역 재건축·재개발도 활성화되도록 층수·용적률 규제완화 등 법령이나 제도정비를 서두르기 바란다.